
지난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국내 시멘트 업계가 연초부터 순탄치 않은 길을 가고 있다.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본격 촉발된 '방사선 시멘트'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다. 사건이 터지자 한국시멘트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발 빠르게 방사성 물질의 수치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방사선 시멘트 논란은 사실 한 시민운동가의 주장에서 촉발됐다. 이 시민운동가는 블로그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현재 국내에서 유통, 적용되는 시멘트는 일본산 석탄재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쓰레기'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일본산은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될 개연성이 높아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도 국내 시멘트 업체들은 아랑곳 않는다는 게 요지였다. 그는 금붕어가 사는 어항에 시멘트 벽돌을 집어넣고 추이를 살펴보는 등 자극적인 실험을 마다하지 않으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문제는 그의 주장이 사실과는 상당부분 다르다는 데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국내 7개 시멘트 제조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월별, 분기별 세슘 및 요오드 농도 검출 실험 결과를 보면 지금까지 모두 '불검출'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재의 방사선 측정치도 시간당 110마이크로시버트로, 자연방사선량 수준(80∼300마이크로시버트)에 해당했다. 최소한 세간에 떠도는 방사능 시멘트 논란과 관련, 안전성은 입증된 셈이다.
더 이상은 근거 없는 주장에 여론이 호도되고 그로 인해 관련 업계까지 애꿎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물론 이런 상황이 발생한 데는 의구심이 생길 만한 모든 가능성에 대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시멘트 업계에도 잘못은 있다.
하지만 이처럼 사실과는 다른 주장이 시멘트업계에 주는 피해는 간단치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잘못된 주장이 한번 퍼진 이후 어떤 자료로 반박을 해도 쉽사리 그 의심이 사리지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시멘트업계는 최근들어 폐자원을 재활용, 자원과 환경보호에 앞장서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노력이 자칫 잘못된 정보로 인해 좌절감으로 귀결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