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락가락 엔젤투자 세제 정책

[기자수첩]오락가락 엔젤투자 세제 정책

전병윤 기자
2016.06.15 06:00

엔젤투자자를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세제혜택과 투자지원 정책이 효과를 얻고 있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을 일컫는 엔젤투자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급증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엔젤투자자가 벤처기업에 투자한 금액을 소득공제 받기 위해 제출한 통계를 보면 2010년 777명, 2011년 862명, 2012년 1105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다만 당해에 투자한 금액을 3년 후까지 신청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자료의 시차가 최소 3년 이상 발생한다. 소득공제 신청 접수 기간이 1년 반 가량 남은 2014년 엔젤투자자가 이미 1102명인 점을 감안하면 2014년과 지난해 엔젤투자자수는 매년 2배 이상 급증했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이처럼 엔젤투자자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는 붕괴된 엔젤투자시장을 재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부터는 1500만원 이하 투자금액에 대해선 소득공제율을 100%로 2배나 확대했다. 소득공제 확대는 엔젤투자자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런데 최근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부가 지난해 세제지원 강화해놓고 1년 만에 느닷없이 세금부담을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벤처기업 주식 매매차익 세금인 양도소득세율을 20%로 종전보다 2배 확대했다. 대주주 지분의 양도세율만 기존 10%에서 20%로 늘리고 일반 지분의 양도세율은 기존 10%로 유지했다는 게 정부의 해명이다. 그러나 대주주 지분 조건이 2% 이상 보유에 불과해 상당수 투자자가 이 조건에 걸려 양도세를 과거보다 2배 더 물게 될 수밖에 없다.

엔젤투자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자충수격인 세제구조는 더 있다. 벤처펀드(창업투자조합)에 출자한 개인(엔젤투자자)은 만기 시점에 마이너스 수익률로 원금을 까먹었더라도 중도에 주식 매매차익이 발생한 경우 양도세를 따로 내야 한다.

또 개인간 비상장 벤처기업 주식을 거래했을 경우 양도세가 아닌 증여세(50%)를 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세무당국의 판단에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가격이라면 이를 거래가 아닌 증여로 보기 때문. 엔젤투자자로선 잠재적 세금 폭탄을 안고 투자에 나서야 하는 셈이다. 당초부터 조삼모사가 아니었다면 정책 효과를 스스로 반감시키는 오류를 시급히 바로 잡아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