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는 국내 최고의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 중소기업의 성장·발전을 위한 공정한 경제환경을 조성하겠다.'
중소기업중앙회가 홈페이지에 밝혀놓은 비전이다. 중기중앙회는 1962년 설립 이후 지난 반세기 이상 국내 중소기업들의 든든한 지원기관으로 340만개 중소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허리로 자리잡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중소기업청이 최근 발표한 중기중앙회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를 살펴보면 중기중앙회가 조직이 커지고 성장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았나하는 우려를 던져준다. 설립 목적과 비전에 어긋나는 행위들이 적잖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감사에서 중기중앙회가 지적받은 사안은 총 48건에 달한다. 심지어 중앙회는 자회사인 홈앤쇼핑 대표에 대해서는 배임 혐의에 따른 검찰 고발까지 요구받았다.
감사라는 것이 피감기관이 잘못한 사안을 지적하고 개선토록 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몇가지 사안은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을 위한 조직으로서의 존재이유를 망각한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던져준다.
홈앤쇼핑의 면세점 사업이 대표적이다. 중기중앙회 차원에서 2012년부터 면세점 사업을 준비했고, 홈앤쇼핑은 면세점 진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판로를 열어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하나투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면세점 특허권 취득에 도전했다. 하지만, 공항면세점 특허권 취득 이후 석연찮은 이유로 유상증자에 불참해 스스로 최대주주의 지위를 상실했다. 더구나 잔여 지분마저 액면가에 청산하며 면세점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홈앤쇼핑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하지만, 왜 컨소시엄에 참여할 때와 특허권을 딴 이후 동일한 면세점에 대한 사업성 판단이 180도 달라졌는지에 대한 해명은 부족해 보인다.
홈앤쇼핑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인정한다면 결국 홈앤쇼핑은 사업성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고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출자를 감행했다는 말이 된다. 이 결정도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논란을 차지하더라도 말이다. 더나아가 사업성 검토도 안한 사업에 뛰어들며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것은 중소기업을 팔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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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이 아니다. 홈앤쇼핑은 2012년 개국 이후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하고 마케팅 역량을 지원하는 유통채널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다른 홈쇼핑과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 등 과연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한 홈쇼핑이 맞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기업인 홈앤쇼핑이 수익성을 따지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겠지만, 무언가 새로운 사업을 하는 등 필요할 때는 중소기업을 앞세우면서 과연 중소기업을 위해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기청의 강력한 감사결과 조치에 중기중앙회와 홈앤쇼핑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억울해할 사안이 아니다.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시정하고, 법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된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반세기 전 중소기업을 위한 조직으로 출발할 때의 초심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