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방판업계, 산재보험 'OK'·노동3권 '부담'

[MT리포트]방판업계, 산재보험 'OK'·노동3권 '부담'

이원광 기자
2018.05.16 13:15

[특수고용직 해법찾기 下]<4>방판조직 위해 산재보험 가입 용의…'노동3권' 근로시간 보장 등 '우려'

[편집자주] 정부가 다음달 보험설계사와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에게 노동자 지위를 부여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 특수고용직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는 것은 반갑지만 계약 상대방(고용주체)의 부담이 늘면서 일자리가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황이 천차만별로 다양한 특수고용직종별로 어떤 입장인지 취재했다.

고용노동부가 수백만명 규모로 추정되는 방문판매원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수고용직)에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방문판매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회사 성장을 이끄는 방판 조직의 유지·관리를 위해 산재보험 비용은 감당할 수 있으나, 노동조합 설립의 근거를 제공하는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보장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상 특수고용직에 방문원을 편입시키기 위한 연구용역에 나섰다. 특수고용직종이 명시된 현행 규정은 해당 시행령이 유일한 상황으로 현재 보험설계사, 콘크리트믹서트럭 운전사, 학습지 교사 등 9개 직종 종사자만 특수고용직에 해당한다.

이에 최대 수백만의 방판원이 특수고용직의 법적 보호를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수익을 관리자 1명과 공유하는 후원 방판업체 및 방문판매원은 각각 2777곳, 37만2000여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관리자 2명 이하와 수익을 나누는 방판업체가 총 2만200여곳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 방판원은 수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방판원 수가 곧 매출'로 이어지는 방판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산재보험 적용은 허용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판원들은 수시로 고객 가정을 방문해 제품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친밀도를 바탕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등 각 사의 '영업 첨병'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렌탈 가전업계에선 유능한 방판원을 모시기 위한 경쟁도 심화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방판원이 특소고용직에 편입돼 산재보험을 적용받아도 비용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가입률이 낮기 때문이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및 같은법 시행령에 따르면 특수고용직은 사업주와 산재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하며, 원하지 않는 경우 산재보험 적용제외를 신청할 수 있다. 이에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1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노동3권' 보장에 대해선 "방판 영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노동연구원과 특수고용직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오는 6~7월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노사정 합의 수순을 거칠 계획이다. 렌탈 가전업계 관계자는 "방판원의 근무 시간이 일반 근로자 수준으로 통제되면 고객과 접점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낮 시간 회사에서 일하는 맞벌이 및 1인 가구에 대한 서비스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방판원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다. 음료 배달업체에 근무하는 방판원 A씨(49세)는 "판매 및 관리 서비스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다"며 "다수 방문판매원의 요구에 따라 정해진 근무 시간 외 업무가 금지되면, 고소득자들은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가짜 판매' 등 부당한 근로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방판원 B씨(34세)는 "지부장, 센터장 등 모든 지부 관계자가 개인사업자로 근무하는 경우, 판매 실적에 대한 압박이 높고 개인 및 친척 명의를 도용하는 '가짜 판매'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노조가 있다면 부당한 요구에 대해 문제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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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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