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숙원 결실, 울산에 산재 거버넌스 구축한다

16년숙원 결실, 울산에 산재 거버넌스 구축한다

김지산 기자
2019.02.17 17:08

[예타면제사업 뜯어보기-울산 산재병원]응급환자 대응력 확대·R&D 시너지 기대

[편집자주] 정부가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대상 사업을 발표하면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제성이 떨어진다 해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2020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머니투데이가 예타 면제대상 사업을 꼼꼼히 살펴봤다.

산재전문공공병원(이하 산재병원)은 '산업수도' 울산의 숙원사업이었다. 광역도시이며 국내 최대 산업도시인데도 불구하고 울산대병원을 제외하고 대형병원이 없어 지역민들의 요구가 컸다.

산재병원 논의는 2003년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가 들고 나오면서 시작됐다. 정부 예타 면제 지정까지 16년간 병원형태와 사업비, 병상 수 등을 놓고 부침이 많았다.

2014년 고용노동부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캠퍼스 남쪽에 4268억원을 투자해 500병상의 병원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나올 때만 해도 일이 풀리는 듯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예타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낮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사업 계획이 수차례 변경됐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후속 예타 결과를 아예 내놓지 않았다.

이번에 예타 면제가 결정된 300병상에 2000억원의 사업비 투입은 2014년 계획에서 크게 후퇴한 규모다. 가장 최근인 2016년 3차 수정안(200병상, 사업비 1715억원)보다는 확대됐다. 여러 이해 관계자들끼리의 절충 결과다.

병상 수가 최초 계획보다 줄었어도 산업재해에 의한 응급환자 대응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고용부의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산재병원 내 40병상 규모 응급실만 마련해도 285명을 응급사망에서 구할 수 있다. 같은 시기 지역 내 응급사망자 수가 1109명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효과다.

손영택 울산 남구 산재전문 공공병원 유치 위원장(중앙)이 지난 13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손영택 울산 남구 산재전문 공공병원 유치 위원장(중앙)이 지난 13일 남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고용부는 또 500병상을 기준으로 2021년 연간 총편익이 725억원, 2050년에는 1688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시너지도 예상된다. 먼저 산재 관련 거버넌스 구축 효과다. 전국 10개 산재전문병원의 헤드 역할이 가능해진다.

활발한 연구개발도 기대된다. 고용부는 산재병원이 울산과학기술원과 인접해 설립됐을 때 연구개발이 힘을 받을 것으로 봤다. 전체 산재 사망자의 34.6%가 호흡기 질환, 뇌졸중, 급성 심근경색, 각종 암 등 중증 난치성질환에 의해 사망한다는 점에서 연구 경쟁력을 보유한 대학과 연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과거 기본계획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준희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의장은 "울산은 대규모 산업체 노동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인 47만8000명에 이른다"며 "산재병원 설립은 당연하고 울산과학기술원과 연계하는 쪽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사진이 현실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울산 기초단체들이 벌써부터 산재병원 유치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900병상 규모 울산대병원이 소속된 동구를 제외한 중·남·북구와 울주군이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당초 안은 울주군 내 울산과학기술원과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산업단지와 거리가 멀다는 지역 내 비판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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