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 접종 줄 섰는데 107만명분 회수…'백신 대란' 오나

독감 예방 접종 줄 섰는데 107만명분 회수…'백신 대란' 오나

최태범 기자
2020.10.14 16:00

[MT리포트-구멍뚫린 백신사업]④전문가 "우선접종 가이드라인 필요"

[편집자주] 독감 백신의 ‘배달사고’를 계기로 국가 예방접종사업의 부실한 민낯이 드러났다. 제조부터 유통·관리까지 콜드체인(냉장유통)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정부당국의 관리감독도 허술했다. 총체적 부실이다. 독감 백신보다 유통·관리가 까다로운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을 앞두고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이 당면과제가 됐다.

상온 노출과 백색입자 논란으로 회수된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이 107만명 분량에 달한다. 정부는 제조사가 추가 생산한 물량으로 부족분을 충당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내 유통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상온 노출 독감 백신 중 48만 도즈(1회 접종분)가 적정 온도를 벗어난 것으로 파악돼 회수됐고 백색입자가 발견된 백신은 61만5000도즈가 회수됐다.

두 가지 모두 해당해 수거되는 백신의 중복물량 2만5000도즈를 제외하면 전체 회수 물량은 약 107만 도즈다. 연이은 문제로 대량의 백신이 회수되면서 백신 부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는 백신이 부족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백신 물량을 약 500만 도즈 늘린 만큼 100만 도즈 이상 회수하더라도 접종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지난달 독감백신 제조·생산업자 조사 결과 애초 생산계획은 2964만개였으나 현재 출하승인을 신청한 물량은 3004만개"라며 "부족한 100만명분은 40만개를 추가 생산한 것으로 일부를 충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백신 상온 노출 사건으로 잠정 중단됐던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재개된 1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접종을 원하는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0.10.1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백신 상온 노출 사건으로 잠정 중단됐던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재개된 1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접종을 원하는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0.10.13. [email protected]

일각에선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변수를 가볍게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우려해 국민들이 예방접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선 현장에서는 무료접종 대상자임에도 ‘백신 불신’으로 인해 직접 돈을 내고 접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유료백신 물량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어 무료백신과 함께 연쇄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독감 백신 접종을 하지 못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을 자체 조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부 의료기관이 있다"며 "이번 주까지 국가조달 물량 대부분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했다.

백신 접종량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트윈데믹이나 백신 수급 때문에 백신을 맞으려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고령자 등 고위험군은 모두 접종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은 후순위로 접종하는 등 우선순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수급문제에 대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중증도를 분류해 사망자를 줄였듯 독감 백신도 최악의 상황을 막는 쪽으로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태범 기자

씨앗을 뿌리는 창업자들의 열정부터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 성장의 토대를 닦는 정책의 흐름까지 스타트업 생태계의 모든 현장에서 함께 호흡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