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에 태극기 휘날리려면…민관 함께 '글로벌 공급망' 뚫어야

저궤도에 태극기 휘날리려면…민관 함께 '글로벌 공급망' 뚫어야

송정현 기자
2026.03.04 15:30

[MT리포트-레오(LEO)노믹스] ⑤제조역량 충분, 방산처럼 팀코리아 전략 필요

[편집자주] 우주는 더 이상 과학자들만의 탐사영역이 아니다. 스페이스X의 저비용 발사 혁명은 지구상공 160~2000㎞ '저궤도'를 통신부터 국방, 제조, 물류까지 아우르는 지구경제의 확장판으로 만들었다. 저궤도 우주시장 규모는 지난해 이미 100조원을 넘어섰고 지금도 나날이 급팽창 중이다. 과거 대항해 시대가 바닷길을 선점한 국가들의 몫이었다면 미래 경제패권은 저궤도를 누가 빨리 차지하느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국이 저궤도 우주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우주주권을 지켜낼 생존전략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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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사체 부문 사업 분류/그래픽=김지영
비발사체 부문 사업 분류/그래픽=김지영

국내 조선·방산·원전·반도체 산업에서 축적한 제조 역량이 우주산업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방산 수출처럼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우주·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우주산업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의 배경에는 오랜 기간 축적해온 제조업 기반이 있다. 극한 환경에서의 구조 안정성, 품질 신뢰성, 납기 대응 능력은 조선·방산·반도체는 물론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조신후 매이드 대표는 "극한 환경에서의 구조 안정성과 신뢰성은 반도체·조선·방산뿐 아니라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공통적으로 중요한 요소"라며 "매이드 역시 3D 프린팅 기술로 고강도·고내열성의 반도체 장비용 SiC(실리콘카바이드) 부품을 제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제조 기술이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밸류체인에 편입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초소형 위성 제작 분야에 강점을 가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34,100원 ▼9,200 -21.25%)는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에 투입될 한국 초소형 위성의 본체 제작에 참여했다. 누리호 4차 발사에 들어가는 탑재체 공급 레퍼런스도 보유하고 있다.

특수합금 제조 전문 기업인 에이치브이엠(64,800원 ▼12,000 -15.63%)(HVM)은 미국 우주 발사체 기업 스페이스X에 특수합금을 공급하고 있다. 이녹스첨단소재(27,850원 ▼5,750 -17.11%)도 2023년부터 스페이스X에 우주항공용 EMI(전자기파 차폐) 캐리어 테이프를 공급해왔다.

전문가들은 국내 우주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FCC(미 연방통신위원회)·ITU(국제전기통신연합)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미국의 저궤도 위성(LEO) 규모는 1만2094기인 반면 국내는 47기에 그친다. 미국의 0.4%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이성일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 정책실장은 "국내 제조 역량은 탄탄하지만 아직 내수가 크지 않다"며 "제조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해외 밸류체인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과 연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주항공 분야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안보와 전략산업 성격이 강한 만큼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해외 공급망에 진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방산 수출처럼 정부와 민간 기업이 '팀코리아'를 구성해 전략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실장은 "정부 간 협력과 정책 지원이 중요한 G2G 성격의 사업이 많아 민간 기업이 기술력만으로는 시장 진입장벽을 넘기 어렵다"며 "민간 기업들 역시 정부가 나서 국내 기업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 사례처럼 해외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업계에서는 정부의 역할로 해외 네트워크 지원뿐 아니라 국내 시범사업과 실증 기회 확대, 대기업을 앵커로 한 공급망 연계 등을 꼽는다. 국내에서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즉 국내 실증이 양산과 수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신후 대표는 "국내에는 우수한 소재·부품·공정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지만 이를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고 성능을 검증할 기회는 충분하지 않다"며 "시스템 업체가 통합과 검증을 주도해 여러 기업의 기술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시험하는 구조가 마련되면 우주환경에 특화된 '스페이스 그레이드' 수준의 제조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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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현 기자

안녕하세요. 미래산업부 송정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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