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다른 예술여행 아트와 건축의 왕국, 카가와현 다카마쓰

차원이 다른 예술여행 아트와 건축의 왕국, 카가와현 다카마쓰

이순옥 기자
2026.03.11 16:33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 예술의 도시

/사진제공=카가와현 서울사무소
/사진제공=카가와현 서울사무소

-세토우치의 섬에서 피어난 아트와 건축의 왕국

인천에서 다카마쓰로 향하는 하늘길은 하루 두 편(주 14편), 부산에서도 주 3회의 직항편이 오간다. 일본 시코쿠에 자리한 작은 도시 카가와현. 겉보기에는 조용한 지방 도시지만, 이곳은 세계 예술 애호가들이 주목하는 여행지다. 세토내해의 섬들을 무대로 3년마다 열리는 현대미술 축제 '세토우치 국제예술제'의 개최지이자,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명작이 도시 곳곳에 자리한 곳.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아트 현 카가와', 혹은 '건축 왕국'이라 부른다.

-건축 왕국을 만든 한 정치인의 비전

오늘날 카가와가 '건축 왕국'이라 불리게 된 배경에는 한 정치인의 철학이 있다.1950년부터 24년간 여섯 차례에 걸쳐 카가와현 지사를 지낸 가네코 마사노리(金子正則)다. 그는 "정치와 예술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신념을 가진 인물이었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던 시기, 그는 당대 최고의 건축가들을 과감히 기용해 청사와 문화시설을 잇달아 건립했다. 이러한 건물 대부분이 지금까지도 사용되며, 오늘날 카가와를 '건축 왕국'으로 만든 토대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를 '디자인 지사'라 불렀다.

-세계적 건축가들이 남긴 도시의 명작들

가네코 지사가 만든 토양 위에는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이 차례로 들어섰다.미술관 건축의 거장 다니구치 요시오가 설계한 '마루가메시 이노쿠마 겐이치로 현대미술관'과 '카가와현립 히가시야마 가이이 세토우치 미술관', 그리고 노출 콘크리트 건축으로 유명한 안도 다다오의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과 '지중미술관(地中美術館)'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중미술관은 건물 대부분이 지하에 묻혀 있는 독특한 미술관이다. 자연광을 건축 안으로 끌어들인 이 공간에는 클로드 모네, 제임스 터렐, 월터 드 마리아의 작품이 영구 설치되어 있으며, 건축과 예술이 하나의 작품처럼 어우러진다. 또한 일본 모더니즘 건축의 기틀을 세운 단게 겐조의 '카가와현청사 동관' 역시 카가와를 대표하는 건축 명작으로 손꼽힌다.

-산업의 섬에서 '아트의 섬'으로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는 나오시마와 데시마 역시 처음부터 예술의 섬은 아니었다. 과거 이곳은 산업폐기물 불법 투기와 제련소 공해로 심각한 환경 문제를 겪었던 지역이었다. 변화의 시작은 후쿠타케 서점(현 베네세 홀딩스) 창업주 후쿠타케 데츠히코의 한 마디였다.

"세계 모든 아이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그의 꿈은 당시 나오시마 이장의 "교육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지역을 만들고 싶다"는 비전과 만나 '베네세 아트사이트 나오시마'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예술의 힘으로 지역을 되살리겠다는 실험이었다.그 결과 지금의 나오시마는 연간 50만 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인 현대미술의 성지로 탈바꿈했다.

-지금도 계속되는 카가와의 예술 이야기

카가와의 건축과 현대미술 이야기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2025년 3월 개관한 '아나부키 아레나 카가와'는 세계적인 건축 유닛 SANAA(세지마 가즈요, 니시자와 류에) 가 설계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 건물은 같은 해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건축 '베르사유상(Prix Versailles)'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레나' 중 하나로 선정됐다.

여기에 2025년 5월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나오시마 신미술관' 이 개관하며 새로운 예술 명소도 탄생했다.

세토내해의 잔잔한 바다와 섬들, 그리고 세계적인 예술과 건축이 어우러진 여행지 카가와가 제안하는 '차원이 다른 예술 여행'이 바로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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