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의 아버지'가 창업한 반도체 회사…양산 전 150억 몰렸다

'엑시노스의 아버지'가 창업한 반도체 회사…양산 전 150억 몰렸다

고석용 기자
2026.03.28 08:00

[이주의핫딜]아나배틱세미, 150억 시리즈B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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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나배틱세미
/사진제공=아나배틱세미

전기차를 필두로 로봇, 드론 등 배터리 구동 기기가 늘어나면서 배터리의 전압, 전류,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BMS는 화재 등 사고를 예방하고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는 '배터리의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이차전지 업계가 BMS 고도화에 집중함에 따라, 이를 구동할 전용 반도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2024년 설립된 아나배틱세미는 이러한 특화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Fabless) 스타트업이다. 아날로그디바이스(ADI),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글로벌 기업이 과점한 시장에 자체 설계 기술로 진입했다. 현재 BMS반도체 중 하나인 아날로그 프론트 엔드(AFE) 반도체 개발을 완료하고 샘플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나배틱세미는 최근 15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라운드에는 기존 투자자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JB인베스트먼트가 후속투자했고, IBK기업은행, 아이엠투자파트너스, 에코프로파트너스가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전 라운드를 포함한 아나배틱세미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223억원이다.

엑시노스 개발 주역의 창업…1년 반만에 칩 설계 성공

투자자들은 아나배틱세미의 BMS반도체의 기술력과 사업화 속도에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백인수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고객사와 진행한 샘플 반도체 테스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양산 단계에 진입하면 시장에서 유의미한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설립 2년이 채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창업자인 정세웅 대표의 이력이 있다. 정 대표는 창업 전 삼성전자에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반도체 '엑시노스' 개발을 주도하고 삼성SDI에서 중대형전지사업부를 총괄했던 반도체·배터리 전문가다.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는 "정세웅 대표는 엑시노스를 개발해 퀄컴이 독점하던 AP 시장을 국산화한 주인공"이라며 "삼성SDI에서는 BMW, 폭스바겐 등 주요고객을 신규로 확보하며 중대형전지사업부를 흑자 전환한 비즈니스 역량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맥심인터그레이티드(ADI 자회사)에서 BMS반도체를 개발하던 김용천 CTO(최고기술책임자)의 기술력도 뛰어나다"며 "이러한 전문성 덕분에 창업 1년 반 만에 고객사 요구를 반영한 반도체 설계를 완료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세웅 아나배틱세미 대표 /사진제공=아나배틱세미
정세웅 아나배틱세미 대표 /사진제공=아나배틱세미
"반도체 공룡들과 경쟁하지만…스타트업에 승산 있는 시장"

이차전지 업계도 아나배틱세미의 상용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기존 글로벌 대기업의 범용 칩으로는 진화하는 BMS 수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백인수 본부장은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자체 BMS의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면서, 이를 반영해줄 수 있는 특화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글로벌 대기업들은 범용 칩 위주로 개발, 공급하고 있어, 각 개별 기업의 복잡한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나배틱세미는 수요 기업과 긴밀하게 협의해 맞춤형 반도체를 기민하게 설계할 수 있는 구조적 이점을 갖췄다.

피지컬 AI(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배터리 탑재처가 급증하는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전 세계 BMS 시장이 연평균 15.5%씩 성장해 2034년 517억8000만달러(7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 본부장은 "배터리가 탑재되는 모든 기기에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 필수적인 만큼, 관련 반도체 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에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최상위 이차전지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아나배틱세미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재훈 대표도 "글로벌 기업들이 포진해있는 시장이지만, 이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전문성과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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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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