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케팅 단계별 기술로 접근하는 스타트업
양도·입장 단계 방지기술은 아직 실증 수준
스포츠·공연 넘어 열차표 등에 도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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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프로그램으로 공연·프로야구 티켓 1만5000여장을 쓸어 담아 최고 정가의 110배에 되판 암표 조직이 검거된 가운데 예매부터 양도, 입장까지 단계별로 암표를 막는 스타트업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예매 단계의 매크로 차단 기술은 이미 현장에 적용되고 있지만 표가 팔린 뒤 넘어가는 것을 막는 양도·입장 단계 기술은 아직 실증 수준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경찰청은 최근 인기 아이돌 공연과 프로야구 티켓 약 1만5000장을 사들여 되판 암표 조직 24명을 검거했다. 부당이득은 약 21억원이다. 정가 20만원짜리 공연 티켓은 672만원에, 지난해 한국시리즈 8만원대 티켓은 893만원에 팔렸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 2일 SNS에 "이제 암표로 돈 못 법니다"라며 범죄 수익을 끝까지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암표상들의 '대목' 2026 한국시리즈는 3일 수원에서 KT와 삼성의 1차전으로 막을 올렸다.
매크로 없는 사재기도 막지만…개인 양도는 '회색지대'

암표 방지 관련 제도는 두 차례 바뀌었다. 2024년 3월 시행된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은 매크로로 표를 사서 웃돈에 되파는 행위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게 했다. 하지만 매크로 사용을 입증하기 어려워 단속에 한계가 있었다.
지난 8월 28일 시행된 2차 개정법은 범위를 넓혔다. 매크로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되팔 목적으로 정상적인 구매 절차를 우회해 표를 사는 행위를 금지했다. 상습·영업적으로 웃돈을 붙여 파는 사람에게는 판매금액의 최대 50배를 과징금으로 물리고, 부당이익은 몰수·추징할 수 있다. 다만 개인 사정으로 못 가게 된 표를 넘기는 행위는 거래 목적과 가격을 종합해 판단하도록 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BO(한국야구위원회)도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대책을 내놨다. 예매처가 대량 구매나 반복 접속·취소 같은 이상 행위를 탐지하면 소명을 요구하고, 소명이 부족하면 예매를 취소하고 계정을 제한한다. 암표 거래가 확인된 시즌권·유료회원은 자격을 정지하거나 박탈한다.
매크로, 대기열 앞에서 걸러낸다

매크로를 막는 기술은 이미 대형 예매처에 들어가 있다. 에스티씨랩은 예매 대기열에 들어오는 접속을 분석해 매크로를 걸러내는 '엠버스터'를 운영한다. 요청 헤더 분석, IP·계정 관리, 자동화 도구 탐지, 접속 패턴 분석을 결합한 방식이다. 예스24가 지난해 엠버스터를 적용해 DAY6·백현 콘서트 등 6차례 티케팅을 진행해본 결과 서버에 들어온 요청 약 2억건 중 약 4300만건(21%)이 매크로로 밝혀졌다. 한 IP에서만 동시 로그인 요청이 약 11만8000건 들어오기도 했다.
프로야구 표를 예매할 때도 유사한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KBO 정규시즌 경기 예매처인 티켓링크는 지난해 6월 보안 스타트업 에버스핀의 웹 보안 솔루션 '에버세이프'를 도입했다. 이용자의 접속 행동을 분석해 비정상적으로 빠른 클릭이나 탐색, 여러 기기 동시 접속, 조작된 IP·브라우저 정보를 찾아 실시간으로 차단한다.
예매에 성공한 표가 웃돈에 넘어가는 것을 막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바인드패스는 티켓을 예매자의 생체인증 및 휴대폰에 함께 묶는 '디바이스 바운드 티켓'을 개발하고 있다. 공연장에 설치한 비콘으로 휴대폰 위치를 확인하고 휴대폰 안에서만 생체정보를 대조한다. 양도된 티켓은 이동 경로를 추적한다. 개런터블은 NFT(대체불가토큰)와 스마트 계약으로 티켓 소유권과 거래 내역을 기록하는 '무브티켓'을 운영하며 위조와 2차 거래 사기 방지를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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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관문인 '입장'에서도 암표를 걸러내려는 시도가 있다. 앤오픈은 티켓을 산 뒤 얼굴을 등록하면 공연장 단말기가 얼굴을 인식해 입장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매크로·암표 방지기술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

예매 단계 차단 기술은 이미 현장에 들어갔지만 양도·입장 단계 기술은 수만 명이 드나드는 대형 경기장에서 검증된 적이 없다. 한국시리즈도 매크로 탐지와 이상 거래 소명 요구까지만 적용하고, 본인 확인 입장이나 얼굴인식은 쓰지 않는다.
기술 외적인 문제도 발목을 잡는다. 경기 직전 짧은 시간에 수만명의 관중이 몰리는 야구장에서 한 명씩 본인을 확인하면 입장이 늦어질 수 있다. 1인 4매까지 표를 사는 구조에서 티케팅한 사람과 동반자를 어떻게 구분해 들여보낼지도 문제다. 고령층·장애인·외국인을 위한 현장 판매와 취소표 현장 판매가 함께 이뤄지기에 모든 관람객을 앱이나 생체인증으로 묶기도 어렵다.
지난해 야놀자는 '얼굴패스'로 생체인증 티케팅을 도입했지만 개인정보 수집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더해 SNS에서 '얼굴패스 도움'을 내걸고 암표 판매가 여전히 횡행하는 등 차단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크로 및 암표 방지기술은 스포츠와 공연 외에도 열차표, 캠핑장 등 '오픈런'이 필요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도입될 수 있다"며 "매크로와 암표가 만들던 부당한 사회적 비용 부담을 줄여 더 많은 고객의 효용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