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맹주서 수도권 대표주자로..M&A대전 현대重 승리 관심사
정몽준 의원이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통합민주당 후보(전 통일부 장관)에게 낙승하면서 이번 총선 최대의 승자로 떠올랐다. 정 의원이 정치적 성공을 발판으로 재계에서도 승승장구해 그와 현대중공업이 현대가의 구심점 역할을 해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9일 치러진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서울 동작을에서 정 의원은 정 전 장관에게 대승을 거뒀다. 정 의원이 우세였던 분위기는 여기자 성추행 시비, 뉴타운 유치 논란 등으로 난기류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초반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의원이 5선 의원이긴 했지만 과거 총선에서는 '현대' 도시인 울산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승부를 해왔다면 이번 총선은 달랐다. 그는 당의 요청대로 대선 후보였던 정 전 장관과 승부를 자의반 타의반 수락해 수도권 바람몰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정 의원은 과거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와의 단일화로 한나라당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원죄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대선 초반전에서 한나라당에 입당하며 이명박 후보에 힘을 실어준데 이어 두번째 실적이라 할 만 하다.
정 의원인 향후 당권에 도전하는 등 당내 영향력 확대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차기 대선에서도 유력 후보군 중 한명으로 떠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다만 성추행 시비 등으로 상당한 내상을 입게 됐고 측근들을 원내에 진입시키는데에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해 여전히 사실상의 단기필마라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정 의원의 이 같은 정치적 성공을 재계로 대입하면 상황은 다소 달라진다. 정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비약적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단숨에 범현대가 기업 중 현대차와 더불어 대표기업으로 부상한 상태다. 정 의원의 신고재산은 3조6000억여원에 달한다.
이런 성과와 실탄을 기반으로 현대중공업은 현대건설뿐 아니라 현대오일뱅크,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경쟁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고 현대건설 관련해서도 자금력의 우위가 돋보인다.
하지만 정 의원의 탄탄해진 입지는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월등한 자금력 우세나 컨소시엄 구성 능력에서 앞서나가지 않는 한 경쟁기업이 승복하기가 쉽지 않고 특혜시비 등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우려도 크다. 현대건설 인수전의 경쟁자가 형수인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 등이라는 것도 부담스런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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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범현대 기업의 지원은 현대중공업에 유리한 요인이다. 현대그룹과의 갈등(현대상선 경영권 다툼)에서 현대중공업이 KCC그룹과 행보를 같이 한 것은 숙부인 정상영 KCC명예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 정상영 회장은 향후 현대중공업의 행보에서도 중요한 우군이 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은 아버지 정주영 명예회장의 이미지를 현대중공업 그룹 기업광고에 차용하고 기념관 건설도 착착 진행 중이다. 정 의원은 또 지난 2월, 아버지의 호인 '아산'을 딴 '아산정책연구원'을 출범시켰다. 그룹측에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범 현대그룹의 중심축이라는 자긍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총선을 거치며 확장된 정 의원의 외연이 정치적 승리 외에 경제계 및 재계에서의 위상 강화로 연결될지 관심사다. 첫 리트머스 시험지는 현대건설과 대우조선해양 등의 매각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