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릴지를 놓고 시장 전망이 팽팽하게 맞섰다. 성장·물가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한편 최근 물가와 환율이 안정된 만큼 7월 인상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동결론자들도 대부분 4분기 추가 인상을 예상해 연말 기준금리는 연 3.0~3.25%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23일 머니투데이가 경제·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명은 한은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5명은 연 2.75% 동결을 예상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갈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인상을 전망한 전문가 중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만 만장일치 결정을 예상했다. 나머지 4명은 1~2명의 동결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봤다.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 5명은 모두 1~2명의 인상 소수의견을 전망했다.
인상론자들은 예상보다 빠른 경기 개선과 수요 측 물가압력, 부동산·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위험을 공통적인 근거로 꼽았다.
공동락 이코노미스트는 "실물경제 여건이 성장률 전망을 큰 폭으로 높일 정도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수출 증가율이 꾸준히 예상을 웃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 이어 내수 지표도 연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월 인상에 이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각각 한 차례씩 추가로 올려 최종금리가 연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명실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성장 펀더멘털이 갖춰지는 가운데 수요 측 물가압력이 높고 최근 국제유가도 다시 오르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등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도 있어 선제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도 연말 3.25%, 내년 1분기 3.5%를 예상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 "현재 물가만 보면 연속 인상의 시급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전쟁과 유가 등 향후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8월 인상 후 11월과 내년 1분기에 한 차례씩 더 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DI)이 모두 좋았던 점을 고려하면 인상을 앞당기는 게 맞다"며 "8월에 올리고 10월에는 쉬더라도 11월 추가 인상을 통해 연말 기준금리가 3.2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0월까지 기다리기에는 불확실성이 많아 8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통화정책 운용 측면에서 편할 것"이라면서도 "이번에 한 차례 인상한 뒤에는 연말까지 동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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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동결론자들은 최근 물가와 환율이 안정된 상황에서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릴 만큼 긴축의 시급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7월 인상 효과가 가계대출과 부동산시장에 미친 영향을 확인할 시간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6~7월 물가를 보면 고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고 물가 여건이 더 악화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7월 금리 인상 효과가 아직 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한은이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호황이나 증시 자산효과가 전체 소비를 크게 끌어올릴지도 불확실하다"며 8월 동결 후 10월 인상을 전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물가와 환율 하락 추세를 고려하면 연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만큼 시급하지 않다"며 "8월에는 동결하고 10월에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백투백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환율이 예상보다 많이 떨어져 물가 상승압력이 당장 높아진 상황은 아니다"며 "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인상 소수의견을 통해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8월 동결을 예상한 원유승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금리에는 이번 기준금리 결정보다 향후 6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의 중앙값이 더 중요하다"며 "동결하더라도 중앙값이 3.5%로 높아지면 시장금리에는 추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8월 결정과 별개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모였다. 연말 기준금리로는 전문가 5명이 연 3.0%, 4명이 연 3.25%를 제시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릴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연말까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많아야 한 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봤다.
금리 결정과 함께 발표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기존 2.6%에서 3.2~3.5%로 대폭 상향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기존 2.7%가 대체로 유지되는 반면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압력을 반영해 근원물가 전망은 0.1~0.2%포인트 상향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