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이 대한민국 착취하나"…기업관·이념편향 논란 휩싸인 공정위원장

"재벌이 대한민국 착취하나"…기업관·이념편향 논란 휩싸인 공정위원장

세종=박광범 기자, 김도현 기자
2026.10.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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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정감사](종합)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주병기 공정위원장의 기업관 및 이념 편향 등이 논란이 됐다.

주 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교수 재직 시절 '재벌이 대한민국을 착취하고 있다'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적은 재벌과 대기업집단의 세습경제' 등의 발언을 거론하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표현이 수사적이고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 위원장은 본인을 두고 '반시장적' 반기업적'이란 지적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시장경제의 주인공은 기업, 그리고 기업경영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라든지 금융위원회라든지 정부기관은 심판"이라며 "심판으로서 공정하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선수들을 장려하고 불공정한 선수들을 퇴출시키는 것이 스포츠게임의 발전을 위해 좋은 것이다. 시장질서의 발전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한국이 발전하려면 기업 하나하나가, 경영자가 전문성을 가지고서 독립적으로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고서 의사결정을 해야 된다"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경영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자기 소신을 가지고 미래를 재단하고 미래의 개척적인 의사결정을 소신 있게 할 수 있어야 되는데, 대한민국 기업 중에 몇이나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나. 지금 한국의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기업관 논란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동수 정무위원장도 "공정위원장이 사기업들의 의사결정이나 오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며 "기업들이 어떤 지배구조로 갈 것이냐, 그리고 그런 지배구조 하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할 것이냐는 순수히 기업들의 책임이고 시장에서 평가받는 것인데 그런 부분까지 공정위원장이 사견을 국감장에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 위원장은 "기업집단 규제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취지에 맞지 않게 과하게 해석될 수 있는 말씀을 드렸다"며 "전문적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들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야만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고, 혁신을 지속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야당은 주 위원장의 방송 활동도 문제 삼았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매불쇼' 등 친여 성향 매체에 출연해 '쿠팡 약탈적 사업행태 영업정지 검토' '대형 로펌도 협조 말라' '주유소 담합 과징금 부과 처분' 등 위원회 의결 전 사안을 사전 공표하고 있다"며 "검찰총장이 수사 중인 사건을 방송에서 떠드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따졌다.

주 위원장은 "편파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KBS 인터뷰도 예정돼 있고 매체를 구분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올해 추가된 상임위원직 인사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공정거래와 전혀 관련 없는 은행 전문가가 위원장의 사적 인연, 학회 회장·부회장, 서울대 동문으로 추천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김자봉 상임위원을 두고 "경제학 박사이자, 법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경제 전문가"라며 "그리고 금융연구원에서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며 금융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높아 공정위가 필요로 하는 역량에 적합하기 때문에 상임위원에 임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음주 등 비위 행위로 대통령비서실에서 감찰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여야는 공정위 현장조사에 불응한 쿠팡을 두고 공정위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단 한목소리를 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법원도 사전통지 예외 판단 재량이 행정기관에 있다고 명확히 인정한 바 있다"며 "대한민국 공권력에 대해 안하무인적 태도를 보인 쿠팡을 그대로 둬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도 "2012년 대규모 유통시행법 시행 이후 기업의 거부로 공정위의 현장 조사가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국 증권시장 상장이 한국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면허가 돼선 안 된다. 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합의된다면 이 부분에 대해 공정위가 강력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이와 관련, 주 위원장은 "조사의 실효성과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조사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따.

아울러 주 위원장은 공정위의 한화, CJ 등의 계열사 간 상표권 거래 조사와 관련해 "과도하게 (상표권 사용료를) 올리는 상황에서 강요라든지,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상표권 사용료 기준이 명확치 않단 취지의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는 "상표권의 표준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결과를 추후에 상세히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를 시장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로 만들고 있단 지적을 받는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과 관련해선 "금융위원회의 규칙, 규정 등을 검토해 고쳐야 될 부분이 있는지 같이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사실상 1심 법원 역할을 하는 데 대한 문제제기도 이뤄졌다. 유 위원장은 "공정위 처분 행위가 1심 재판을 대체할 정도로 공정성과 독립성 갖고 있는지 문제제기가 꾸준히 있었다"며 "2심제라 하더라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처분권에 대한, 아니면 이의신청 건에 대한 최종 판단은 적어도 공정위가 아닌 총리실 내지는 다른 기관에서 판단하는 게 옳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주 위원장은 "현행 2심제 하에서도 사건 처리 기간이 매우 긴데, 3심제로 변화했을 때 사건처리 기한이 훨씬 길어질 것"이라며 "지금 2심제를 운영하는 기관, 나라들이 더 많다. FTC(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 준하는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개선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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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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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김도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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