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전 인천시장·김이탁 1차관 맞대결 구도

인천국제공항 사장 공모전이 박남춘 전 인천시장과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의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당초 박 전 시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김 차관이 막판 급부상하면서 여당세가 강한 인천 정치권이 미는 후보와 국토부에서 항공정책 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갖춘 정통 관료간 대결 양상이 만들어졌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16일까지 제11대 사장 지원을 받는다. 지난 2월 이학재 전 사장이 임기를 약 4개월 남기고 물러난 지 7개월 만이다.
사장 공모 초기부터 박 전 시장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박 전 시장은 인천시장을 지낸 지역 기반과 해양수산부 근무 경험 등이 강점으로 꼽히지만 항공·공항산업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전문성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김 차관은 상대적으로 늦게 유력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김 차관은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토부 주택정책과장과 주택정비과장,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정책기획관 등을 거친 정통 관료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을 지냈다.
김 차관은 전문성이 최대 강점이다. 국토부 항공정책관으로 항공운송과 공항정책을 총괄했으며 공직을 떠난 뒤에는 경인여대 항공서비스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지난해 11월 교수 신분에서 국토부 1차관으로 발탁됐다.
김 차관은 부처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책 조정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공행정과 학계 경험을 함께 갖춘 만큼 대규모 공항 운영기관을 이끌 전문성과 조직관리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게 국토부 안팎의 평가다.
김 차관이 부상한 배경에는 국토부의 내부 위기감도 깔려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핵심 산하기관장 자리가 정치권과 학계 등 외부 인사로 잇달아 채워지면서 정통 관료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낸 최인호 사장이 맡았고 한국부동산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기본소득'을 기획한 이헌욱 원장이 취임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김태승 전 인하대 교수, 한국도로공사는 유정훈 전 아주대 교수, 국가철도공단은 정진혁 전 연세대 교수가 각각 수장을 맡았다.
주택과 철도, 도로 분야 주요 기관장 자리를 정치권, 학계 등 외부 출신이 독식한 상황에서 인천공항 수장 자리마저 외부 인사에게 돌아갈 경우 국토부 내부 분위기는 거듭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국토부가 인천공항공사 사장 자리에 특히 민감한 배경에는 과거 인선 전통도 있다. 역대 사장 10명 가운데 초대 사장인 강동석 전 장관을 비롯해 조우현(1차관)·정창수(1차관)·정일영(건설교통부)·구본환(국토부)·김경욱(2차관) 등 6명이 국토부(건교부) 출신이다.
정일영 전 사장에 이어 구본환 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과 김경욱 전 국토부 2차관까지 세 차례 연속 국토부 출신이 사장을 맡은 적도 있다. 경찰과 군, 국가정보원 출신이 주로 수장을 맡아 국토부 출신 사장이 한 명에 그친 한국공항공사와도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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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내부에서는 인천공항공사 사장 자리만큼은 절대 지켜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인천공항이 대규모 시설 투자와 항공정책, 보안·안전은 물론 관계기관 간 조정이 필요한 국가 핵심 기반시설이라는 점도 항공행정 경험을 갖춘 관료 출신에게 자리가 돌아가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에 힘을 실어준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제5활주로 건설과 비즈니스항공센터 조성, 해외 공항사업 확대 등 굵직한 과제를 앞두고 있다"며 "이번 사장 인선은 인천공항의 미래 위상을 결정할 수 있는 중대 결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