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시기, 같은 단지에 입주한 이웃인데 자산격차는 10억원 이상 벌어졌습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강남자곡힐스테이트' 505동 주민들은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분양전환을 요구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같은 단지 내 다른 동과 달리 505동에만 분양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2015년 6월 첫 입주를 시작한 '강남자곡힐스테이트'는 총 5개동, 1339가구 규모다. 이 중 501~504동은 10년 공공임대·분납임대주택으로 공급됐고 앞서 LH는 해당 동을 대상으로 입주 5년차인 2020년부터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조기분양전환을 진행했다. 거주 중인 임차인의 분양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결정이었다. 실제로 당시 전용면적 59㎡ 조기분양전환 가격은 7억원대로 주변 시세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이와 달리 505동은 분양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505동 370가구는 일정 소득·자산 요건을 충족한 무주택가구 구성원에 최장 20년간 전세임차하는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됐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인 2023년의 추가 입주자 모집사례를 보면 505동의 장기전세 임대보증금은 최소 9006만원(전용면적 23㎡)에서 최대 2억2915만원(전용면적 59㎡)이었다.
시세 대비 낮은 가격으로 거주하는 셈이지만 조기 분양전환한 다른 동의 매매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갈등의 씨앗이 됐다. 지난 7월 다른 동의 전용 59㎡는 1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전환 가격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LH로서는 장기전세주택의 분양전환 요구가 부담스럽다. 올해 기준 LH의 장기전세주택은 1899가구. 강남자곡힐스테이트 505동의 분양전환이 허용될 경우 다른 단지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잇따를 수 있다. LH 관계자는 이번 분양전환 요구와 관련해 "장기전세주택의 20년 임대의무기간 도과 후 임대운영 여부는 당시의 정책상황, 공사의 사업여건 등을 종합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연말 국무회의에서 장기임대주택의 분양전환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와 LH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은 (거주자가) '언젠가 분양하겠지' 생각한다. 장기임대주택조차 분양을 기대한다"며 "말로는 임대인데 실제로는 분양인 '가짜 임대' 말고, 다른 사람도 공공임대에 살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