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을 돌보는 청년 10명 중 8명 이상이 공공임대주택에 살 의향이 있지만 실제 거주 경험은 10명 중 1명에 그쳤다. 주거 여건도 일반 청년보다 열악했다. 이들을 위한 별도 주거지원 제도가 없어 돌봄 부담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토연구원의 '가족돌봄청년의 주거실태와 주거안정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돌봄청년의 공공임대주택 거주 의향은 86.3%로 전체 청년(71.6%)보다 높았다. 반면 실제 거주 경험은 10.9%에 그쳤다. 이는 연구진이 2024년 청년 삶 실태조사를 활용해 전체 청년 1만5065명과 가족돌봄청년 210명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가족돌봄청년은 만성적인 신체·정신적 어려움이나 질병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구원을 돌보는 19~34세 청년으로 정의됐다.
주거 여건도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가족돌봄청년의 1인당 주거면적은 26.2㎡로 전체 청년(32.2㎡)보다 6㎡ 좁았다. 독립된 침실 공간이 없는 비율도 10.5%로 전체 청년(4.7%)의 두배를 웃돌았다. 필요한 임대보증금 부족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16%로 전체 청년(5.7%)의 약 3배에 달했다. 가족돌봄청년은 조사된 모든 주거불안 항목에서 전체 청년보다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주거정책 수요도 컸다. 가족돌봄청년의 49%는 일자리·주거·교육·복지 등 여러 지원 분야 가운데 주거정책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체 청년(45.7%)보다 높은 비율이다. 필요한 주거정책 1순위는 전세자금대출(33.2%)이었다. 주거비 지원(23.1%)과 주택 구입자금대출(22.4%)이 뒤를 이었다.
주거지원에 대한 높은 수요와 반대로 가족돌봄청년만을 위한 별도 주거지원 제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 시행된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은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공공임대주택 우선공급 근거를 마련했을 뿐 구체적인 대상과 공급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주거지원 희망하는 가족돌봄청년은 기존 청년·저소득층 주거지원 제도를 이용해야 한다. 이 경우 일반적인 소득·자산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행 지원 방식이 돌봄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주거급여는 소득 기준이 적용되고 청년월세 특별지원은 부모와 떨어져 사는 독립거주 요건을 둔다. 돌봄이 필요한 부모 등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청년은 소득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월세 지원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전세자금대출도 소득과 상환능력 심사 등을 거쳐야 해 경제적 여건이 취약한 가족돌봄청년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청년 주거지원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올해 청년정책 시행계획에는 청년층에 공공분양·공공임대주택 등 6만70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내년부터 청년월세 지원의 소득기준을 완화하고 기존 전세임대보다 지원한도 등을 개선한 '청년 보편형 전세임대'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하지만 이는 일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주거지원 확대 내용으로 가족돌봄청년이 직면한 돌봄 책임과 특수한 주거 여건까지 해소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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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은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족돌봄청년을 공공임대주택 우선공급 대상에 포함하고 가구 규모와 돌봄 여건을 고려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대출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임차보증금을 직접 지원하고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도 주거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