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정치의 과잉, 구멍난 안전⑦ 경찰 인력만으로 범죄예방 어려워…'네트워크 치안' 체계 필요

국민 일상을 지키는 안전망에 허점이 드러나자 전문가들은 범죄 발생 이후 검거와 처벌에 집중하는 사후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예방과 피해자 보호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마련된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관계기관의 공조를 강화하고 부족한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우선 범죄 예방 활동에 대한 경찰의 역할과 평가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검거 실적 등 사후 수사 성과를 중심으로 경찰의 업무를 평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예방 활동은 미흡했다는 것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은 검거 건수처럼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수사에 집중해 온 반면 범죄를 사전에 막는 예방 활동은 소홀히 해온 측면이 있다"며 "시민 만족도와 불안감 등을 수치화된 평가 지표에 반영해 경찰이 범죄 예방 전문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관계부처가 역할을 나눠 위험 요인에 대응하는 협력체계도 필요하다. 범죄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더라도 경찰의 권한과 인력만으로는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웅혁 교수는 "경찰 혼자 힘으로는 범죄 예방에 한계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관계기관과 협력하는 '네트워크 치안'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주민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함께 살피고 경찰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은 지자체와 관계부처가 역할을 나눠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 인력 부족과 예산 확충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자감독과 보호관찰, 정신응급 의료체계 등 고위험 대상자를 관리하는 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이를 운영할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1~8월) 전자감독 경보 발생 건수는 506만3479건으로 집계됐다. 8개월 만에 2022년(253만602건) 연간 건수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전자감독 대상자를 직접 지도·감독하는 전담 인력은 2022년 255명에서 올해 8월 기준 234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직원 1인당 관리 대상자는 17.1명에서 20.3명으로 늘었다. 전자감독 업무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현장 인력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에 대한 감독과 함께 치료 지원을 위한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범죄 위험을 경찰의 순찰이나 형사처벌만으로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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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상 동기 범죄가 반복되는 원인을 경찰의 대응이나 형사처벌 부족에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며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범행이 발생하는 만큼 경찰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료와 복지·정신건강 차원에서도 접근해야 한다"며 "경찰과 관련기관의 공조를 강화하고 고위험도 정신질환자가 제때 응급입원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부족한 인력과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 강화 필요성도 언급된다. 접근금지 등 가해자에 대한 제재뿐 아니라 피해자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보호시설과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윤호 교수는 "해외에서는 피해자의 이름과 주거지를 바꾸고 보복 범죄 우려가 크면 성형수술까지 지원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며 "우리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