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보다 입지" 강남3구, 초소형 아파트 20억 호가
서울 전역 초소형 거래 13% 증가…동북권 가격 제일 올라

서울 집값이 역대 최장기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주택 면적보다 입지를 우선시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아파트 면적을 줄이더라도 선호 지역에 진입하는 것이다. 최선호 입지로 꼽히는 강남3구에서는 전용면적 40㎡ 이하의 초소형 아파트가 20억원에 육박하는 사례도 이어진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39㎡는 지난 8월 2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 초 13억~14억원 수준이었던 거래가격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약 50% 상승했다. 거실에 방 1개 구조인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 28㎡도 지난달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구 신동아아파트 역시 지난 6월 전용 40㎡가 18억3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 들어 초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크게 늘었다. 올해 1~9월 전용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 거래 건수는 51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거래가 늘며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초소형 아파트 강세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서울 전역에서 관측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초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2.9로, 올 초보다 5.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 폭 1.24포인트에 비해 상승세가 한층 가팔라졌다.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구 등이 포함된 강북 동북권의 매매가격지수 상승 폭이 서울 5개 권역 가운데 가장 컸다.
매매중위가격도 껑충 뛰었다. 지난 8월 서울 초소형 아파트의 ㎡당 매매중위가격은 1219만원으로 올해 초보다 13.5% 올랐다. 소형, 중소형, 중형 등 다른 면적대와 비교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당 중위가격을 전용면적 40㎡에 단순 적용하면 약 4억8800만원 수준이다.

강남은 '상급지 입장권'·강북은 '대출 규제 영향'
초소형 아파트가 주목받는 배경으로는 1~2인 가구 증가와 주택 구매 부담 확대가 꼽힌다. 넓은 주거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1~2인 가구 구성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 등으로 매수 여력까지 축소되면서 실제 매수 가능한 주택 범위가 크게 줄어든 결과가 초소형 아파트의 강세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자금으로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줄어들었고 이에 면적을 줄이는 선택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에서 준공 3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의 초소형 면적을 5억원에 매입한 A씨는 "그동안 모아둔 돈과 대출을 합쳐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 최대 6억원이었다"며 "더 이상 주택 구매를 미뤄선 안 된다는 생각에 동원 가능한 자금으로 매매할 수 있는 아파트를 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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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초소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윤수민 NH농협은행 WM전문위원은 "강남권에선 '상급지 입장권' 개념으로 면적을 줄여 매입하는 수요가 있지만 그 외 지역에선 제한된 자금과 대출 규제 여건에 맞춰 주택을 구매하려는 실수요가 초소형 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반대로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부동산 시장 하락기 신호일 수도 있는 만큼 추격 매매에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