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출입은행이 해외 프로젝트금융(PF) 등 복잡한 정책금융 심사 업무에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 방대한 금융정보와 과거 승인사례를 AI(인공지능)가 분석하고 직원은 이를 바탕으로 최종 판단을 내리는 방식으로 정책금융 업무 전반을 재설계한다는 구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약 130억원을 투입해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KEXIM AI'를 기반으로 정책금융 업무에 특화된 AI 서비스 27개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오는 12월 일부 기능을 시범가동하고 2027년 상반기까지 주요 시스템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이후 2028년까지 심층 보고서 자동 작성과 거래 상대방 실사 보조 등으로 AI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수은의 특수한 여신심사 구조에 AI를 접목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기업대출은 기업의 신용도와 재무상태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루는 반면 중요한 반면 해외 PF는 개별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가령 해외 발전소 건설사업의 경우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체결 여부와 계약 해지 가능성, 현지 국가의 정책 변화 등 다양한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수은은 AI를 활용해 심사자료를 검색·분석할 계획이다. 담당자가 일상 언어로 질문하면 AI가 여신 데이터베이스(DB)에서 과거 여신의 구조와 조건, 유사 승인사례 등을 찾아준다. 관련 규정과 내부 지식도 검색해 금융구조·위험요인 분석과 여신 승인서 작성을 지원한다. 'AI 여신 어시스턴트'는 여신 처리 단계별로 필요한 자료를 자동 생성하고 안내해 직원이 핵심 심사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은은 기업금융 서류심사에도 AI를 적용하고 고객기업에 정책금융 상품 추천과 정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AI 챗봇을 통해 수출·해외투자·산업별 보고서와 입찰 정보 등도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 내부 문서·지식 관리체계도 재편한다. 프로젝트금융과 공급망금융 등에서 축적한 심사 노하우를 은행 전체의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통합문서저장소(ECM)를 AI와 연계할 수 있도록 재구축하고 내부 규정집·위키 등과 연결한다.
AI 활용에 따른 책임과 보안 문제에도 대응한다. 수은은 AI 분석 결과를 심사 보조자료로만 활용하고 최종 판단은 담당 직원과 기존 심사절차를 통해 내리도록 할 방침이다. 민감한 여신심사 정보는 외부 클라우드가 아닌 내부망에 구축한 AI 인프라(온프레미스)에서 처리한다. 수은 관계자는 "수은의 복잡한 정책금융 업무에 최적화된 AI 기반을 구축하고, 새로운 업무지식의 축적·활용과 AI 결과의 책임·검증체계를 함께 마련해 실질적인 업무 혁신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