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특위 평가 1위 의원, 탄소중립법 '반대표' 던진 이유

기후특위 평가 1위 의원, 탄소중립법 '반대표' 던진 이유

권다희 기자
2026.08.2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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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헌법재판소의 판결 취지, 공론화로 수렴한 시민 의견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특히 미래세대의 권리라는 측면에서 너무 낮은 수준의 감축경로를 법에 명시했습니다. "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5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에 반대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개정안은 지난 13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기후특위) 전체회의를 거쳐 26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서 의원은 기후특위 표결에서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서 의원은 기후미디어허브가 국회 기후특위 위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정 평가에서 '파리협정 1.5℃ 목표 및 정책 정합성'이 가장 높은 의원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기후특위 구성결의안을 자신의 1호 의안으로 발의할 만큼 기후 문제에 앞장서 온 그가 정작 특위의 핵심 과제였던 법안에 반대한 배경을 들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을 거수 투표하고 있다. 2026.8.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을 거수 투표하고 있다. 2026.8.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핵심 수단 배출권거래제, '가장 덜 줄이는' 수치에 연동

이번 법 개정은 2024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헌재는 탄소중립기본법이 2031~2049년의 정량적 감축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국회는 지난해 3월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헌재 결정에 따른 중장기 감축경로 입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시민 숙의 공론화와 법안 심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2018년 국가 온실가스 순배출량 대비 감축 목표를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 등 '범위' 형태로 규정했다.

하지만 서 의원은 이 개정안이 헌재의 결정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과학적 사실 및 국제기준에 따른 감축목표, 전 지구적 감축 노력에서 한국이 기여해야 할 몫에 적합한 목표,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지 않아야 한다는 애초 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서 의원은 "개정안이 제시한 범위의 상한선은 초기에 감축량을 늘리는 '조기 감축경로'를 반영하긴 했으나, 당초 논의됐던 조기 감축안 가운데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실질적인 온실가스 규제 기준이 2050년 탄소중립까지 줄여야 할 양을 해마다 똑같이 나누는 하한선, 즉 '선형 감축경로'에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그는 "조금 더 감축할 수 있는 것처럼 범위로 규정했지만 범위의 상한선은 형식적"이라며 "실질적으로 법적 의미가 있는 것은 최하 수준인 선형 감축경로"라 했다.

이는 개정안이 '범위의 하한을 배출권거래제 등의 규제가 적용되는 목표로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배출권거래제는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4%를 관리하는 핵심 수단인데, 이 기준이 하한선에 맞춰져 있다는 의미다. 즉 2035년 목표가 53~61%로 제시됐어도 주요 규제는 하한인 53%를 기준으로 설계되는 구조다.

선형 감축은 온실가스를 초반에 많이 줄이는 조기 감축보다 초기 감축량이 적어 누적 배출량을 늘리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키운다. 앞서 국회 기후특위 공론화에 참여한 시민의 78%가 조기 감축을 지지했던 것과도 크게 동떨어진 결과다. 서 의원은 "개정 과정에는 기대가 컸지만 결론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탄소중립기본법 중장기 감축경로 입법 일지/그래픽=이지혜
탄소중립기본법 중장기 감축경로 입법 일지/그래픽=이지혜

메가프로젝트 '옥석' 가리고 '재생E 전환' 늦추지 말아야

서 의원은 메가프로젝트가 속도를 내면서 국가 차원의 에너지전환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자는 기조가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우선적으로 전력 다소비 시설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에 유도해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첨단산업이라 통칭되는 사업들도 더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국가적 편익과 공공성을 기준으로 사업 우선순위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첨단산업에 대한 전력 공급에 재생에너지를 1순위로 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대응이 약화되고 후퇴하는 조짐이 있지만, 한국은 다른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도 미진했다"며 "이미 도입 된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탄소배출 규제가 세계적으로 더 강화될 수 있는 만큼 느슨해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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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다희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1부 권다희입니다. 산업과 지역의 녹색전환, 재생에너지 분야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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