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GREAT"…경영권 분쟁 뿌리친 고려아연의 '스텝업'

트럼프도 "GREAT"…경영권 분쟁 뿌리친 고려아연의 '스텝업'

최경민 기자, 김도균 기자
2026.09.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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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태 2년이 남긴 것]①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겠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024년 9월13일,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50,500원 ▲550 +1.1%)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연대를 공식화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 지분 약 7~14.6%를 획득해 경영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사실상 최윤범 회장 측을 겨냥한 기습이었다.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 경영진의 배임·시세조종 의혹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최 회장측은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약탈적 M&A(인수합병)"라고 맞섰다. 지난 2년간 지루하게 흘러온 고려아연 사태의 시작이다. 이후 상호 비방 및 소송전, 주주총회를 둘러싼 신경전이 하루가 멀다하고 거듭돼왔다.

하지만 고려아연이라는 기업은 이같은 잡음을 뒤로하고 완벽한 스텝업을 이뤄냈다. 2024년만해도 7235억원이었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2319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조3332억원을 벌어들였다. 연간 영업이익 2조원대를 정조준하며 이미 역대 최대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기초금속(아연·연·동), 귀금속(금·은), 희소금속(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텔루륨 등), 반도체 황산 등 약 20종의 비철금속을 연간 120만톤 이상 생산하는 세계 1위 비철금속 종합 제련기업으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여기에 △안티모니·은·금 등 핵심광물과 귀금속 분야의 회수율 증대 △희소금속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결과 이익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고려아연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반도체 황산 생산능력은 연간 28만톤이며, 올 하반기부터는 연간 생산능력이 32만톤까지 확대된다. 고려아연은 전체 반도체 황산 물량의 약 95%를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붐으로 구리(동)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연 3만톤 초반대인 구리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약 5배인 15만톤까지 늘리는 증설 계획을 이행 중이다. 고려아연의 100% 자회사 케이잼(KZAM)은 최근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용 동박을 양산해 공급하고 있다.

고려아연 실적 추이/그래픽=김현정
고려아연 실적 추이/그래픽=김현정

최근 들어서는 '한미 광물 동맹'의 상징적인 위치까지 선점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미국 록히드마틴에 게르마늄과 갈륨을 납품하기로 한데 이어 테네시주에 대규모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74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를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는 미 전쟁부 등의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의 우군이 된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올 8월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고려아연을 성공적인 핵심 광물 투자유치 사례로 거론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성공(Great Success)"이라고 평가한 사실이 알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1월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를 민간투자의 모범 사례로 지목했다. 전방위로 밀려오는 러브콜에 최 회장은 올 들어 △다보스포럼 연사 △애틀랜틱카운슬 대담 △IEA(국제에너지기구) 각료이사회 △캐나다 전략경제협력특사 △호주 총리 면담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 등의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를 두고 재계는 고려아연이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경영권 분쟁의 대상'으로 분류되는 현실을 두고 "득될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탈중국 광물 공급망의 한 축으로 거듭난 회사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을 바라는 기업이나 국가가 없다는 측면에서다.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비철금속 제품은 파급 범위가 넓고, 반도체·방산·철강·이차전지 등 주요 국가기간 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뒷받침 한다"며 "적어도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소모적인 상호비방, 고소·고발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임한별(머니S)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임한별(머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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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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