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주문 많으면 뭐 하나..."팔수록 손해" 사장님들 직접 협상 나선다

배달 주문 많으면 뭐 하나..."팔수록 손해" 사장님들 직접 협상 나선다

이병권 기자, 차현아 기자
2026.09.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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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5개단체, 배달앱과 상생협의체 운영…
"사법적 처벌보다 당장의 지원책이 절실"

[서울=뉴시스]  2026.08.25.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서울=뉴시스] 2026.08.25. [email protected] /사진=김선웅

배달 플랫폼(배달앱)의 높은 수수료 부담을 호소해온 소상공인들이 플랫폼사와 직접 협상에 나선다. 정부가 플랫폼사에 부과하는 과징금 등 제재는 당장 피해를 입은 점주들에게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민간 주도 협의체를 꾸려 수수료 인하 등 당장의 대안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17일 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한국외식업중앙회·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 5개 단체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 플랫폼 민간상생협의체'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직접 협상 테이블을 꾸려 중개수수료·배달비 인하와 '깃발 꽂기' 등 불공정행위 개선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음료 한 잔, 디저트 하나를 팔아 남는 마진이 극히 적은데 높은 수수료와 배달료까지 부담하고 나면 남는 것은 누적되는 적자와 한숨뿐"이라며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탄식이 골목상권마다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이 민간 협의체 카드를 꺼내든 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와 이어지는 법적 공방만으로는 소상공인이 당장 얻을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플랫폼사에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돼도 국고로 귀속돼 피해 점주에게 직접 돌아가지 않는다. 플랫폼사가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설 경우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왼쪽부터 세번째),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네번째) 등 소상공인 관련 5개 단체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 플랫폼 민간상생협의체'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차현아 기자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왼쪽부터 세번째),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네번째) 등 소상공인 관련 5개 단체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 플랫폼 민간상생협의체'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차현아 기자

5개 단체도 공동 입장문에서 "현장의 소상공인에게 지금 절실한 것은 '먼 훗날의 사법적 처벌'이 아니라 '당장 내일의 비용 절감과 체감 가능한 지원책'"이라고 했다.

지난 6월 공정위가 배달 플랫폼 관련 동의의결 신청을 기각하면서 논의가 멈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 이사장은 "올해 초부터 플랫폼과 협의를 계속했지만 결정적으로 중단된 계기는 동의의결이 기각된 것"이라며 "이후 플랫폼도 과징금이 얼마가 나올지에 신경이 쏠렸고 5개 단체도 협의 동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5개 단체는 정부가 추진하는 배달 플랫폼 규제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온라인플랫폼법과 배달 수수료 상한제에는 찬성하지만 법제화와 제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당사자 간 협상을 통해 수수료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수수료 수준도 협상 대상이 될 전망이다. 고 이사장은 과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진행한 논의에서 "5%대에 동의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민간상생협의체가 요구할 수수료율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총 거래비용 수준 추이 2025년 2026년 조사 비교 그래프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총 거래비용 수준 추이 2025년 2026년 조사 비교 그래프 /자료=중소기업중앙회

배달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은 매년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온라인플랫폼 입점 중소기업 1250개사를 조사한 결과 배달앱 입점업체가 중개수수료와 배달비·광고비·결제대행수수료 등으로 지출하는 총 거래비용은 월평균 매출의 26.2%로 조사됐다. 지난해 조사보다 5.2%포인트(P) 상승했다.

기존 상생안에 대한 현장의 체감도도 낮았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배달앱 차등 수수료제의 비용 절감 효과를 묻자 49.4%가 '변화가 없다', 35.4%는 '도움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배달앱 입점업체가 상생협력 확대를 원하는 분야로는 중개수수료율 인하가 47.1%로 가장 많이 꼽혔다.

5개 단체는 주요 배달 플랫폼사에 공식 협상 참여를 요구하고 정부와 국회에는 민간 협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속한 시일 내 상생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포함한 추가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구체적인 시한은 공정위의 과징금 결정 등 상황을 지켜본 뒤 5개 단체가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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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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