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렌털업계가 호텔과 학교, 군부대 등 기업·공공기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정용 렌털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공급 계약을 통해 수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업체들은 기업 고객에 특화된 제품과 유지관리 서비스를 앞세워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27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교원웰스의 지난해 기업·공공기관 대상(B2B·B2G)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올해 3분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교원웰스는 국내 대형 유통사에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생활가전 약 7000대를 공급하고 있고 군부대에도 약 1200대를 공급했다.
코웨이는 올해 상반기 메가스터디에 약 2200대를 렌털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농협과 CJ그룹 계열사에 총 1만4900대 규모의 제품을 수주했다. 콘래드 서울과 그랜드 하얏트 서울, 제주 신화월드 등 특급호텔도 핵심 고객이다. B2G 쪽으로는 서울·울산·제주교육청 등에 공기청정기 조달 사업을 따냈다.
청호나이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한성자동차그룹·신한은행·연세의료원 등 B2B 고객사를 갖췄다. 어린이집과 유치원·경로당 등 다중이용시설에도 제품을 공급한다. 대용량 얼음정수기 등 단체 단위 소비자가 함께 사용하는 환경에 적합한 제품을 앞세워 최근 2년 동안 B2B 공급대수는 40% 이상 성장했다.

렌털업계가 이처럼 기업과 공공기관 등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가정용 렌털 시장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가전 보유율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정수기 보유 가정의 비율은 78%, 공기청정기는 66% 등 주요 가전의 보급이 이미 상당 부분 이뤄졌다.
기업·공공기관 시장은 한번의 계약으로 많게는 수천대의 제품을 일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개별 가정을 상대로 계약하는 것보다 대당 렌털료는 낮을 수 있지만 장기간 계약과 재계약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갖춘 전국 단위 관리망을 활용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대신 체계적인 유지관리가 경쟁력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불특정 다수가 제품을 사용하다보니 가정보다 더 위생이 중요하고 서비스 품질에 따라 대규모 계약을 경쟁사에 빼앗길 가능성도 열려있어서다. 입찰 과정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리비용을 효율화하는 것도 수익성을 좌우하는 요소다.
독자들의 PICK
지금 3,200명 읽는 중
업체들은 저마다 특화 제품과 서비스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코웨이는 B2B 전담 시공팀과 법인 고객 전담 서비스 조직을 운영하고 교원웰스는 저장용량 20L 이상의 중대형 정수기 등 맞춤 제품을 선보였다. 청호나이스도 법인 영업 담당자를 지정해 계약부터 종료까지 창구를 일원화하고 기업 전용 상담채널을 운영 중이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신규 수주 만큼 계약종료 이후 재수주나 추가 계약 등을 통해 매출 기반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또 학교나 직장 등에서 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나중에 가정용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기대 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