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도 코로나19에 감염돼 돌아가시는 분이 계시나요"
최근 모더나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김희수 부사장이 전한 주변의 반응이다. 한때 매일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 코로나19는 지나간 일에 가깝다.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되찾으면서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일상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2024년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3208명이다. 전년보다 크게 줄었지만 안심할 순 없다. 사망자의 72.2%는 80세 이상이었다. 사회 전체의 위험이 낮아졌다는 사실이 고령층 개개인의 안전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수치다. 누군가에게 가볍게 지나가는 감염이 다른 이에게는 마지막 입원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접종에 대한 관심은 이런 위험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2025~2026절기 고위험군 접종률은 올해 3월24일 기준 42.7%였다. 대상자 절반 이상이 접종하지 않은 상태였다. 질병청이 여름철 재유행에 대비해 접종 기간을 6월 말까지 연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무료 접종 기회를 열어두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백신을 판매하는 기업의 접종 확대 요구에는 사업적 이해가 따른다. 그렇지만 그 요구에 담긴 고위험군 보호의 필요성까지 흘려들을 수는 없다. 판단의 기준은 회사의 매출도, 대중의 관심도 아닌 질병 자체여야 한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접종을 놓치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이유로 맞지 않는지 살피는 일이 우선이다.
정부도 줄어든 접종 실적을 수요 감소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낮은 실적에 맞춰 물량과 안내를 줄이고, 그 결과 접종이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은 경계해야 한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 역시 무조건 안심하라는 말로는 풀리지 않는다. 알려진 이상반응과 접종으로 기대할 수 있는 편익을 대상자의 위험도에 맞춰 설명해야 한다. 불안을 방치하는 것도, 질문을 불신으로만 취급하는 것도 접종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방법은 아니다.
코로나19를 잊을 수 있는 일상은 소중하다. 하지만 고령층의 보호까지 개인의 기억에 맡겨둘 수는 없다. 가을 접종을 앞두고 필요한 것은 지난 유행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고위험군에 대한 안내와 접종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