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무 서울시 총괄건축가
이동권 확보·생태 복원·상권 활성화 가능한 '최적안'
공정률 15%서 멈춰… 市, 상고·시행령 개정 등 추진

"누구나 편하게 남산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공공곤돌라는 시민의 이동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생태자원인 남산을 복원하고 주변 일대를 활성화하는 최적의 방안입니다."
이창무 서울시 총괄건축가(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난 8일 머니투데이 기자와 예장공원의 공공곤돌라 사업 부지와 남산 전망대 등을 둘러보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총괄건축가는 남산을 서울의 모습을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꼽았다.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에게 그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날 찾은 예장공원 한쪽에는 공사펜스에 둘러싸인 하부 승강장 예정 부지가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정상으로 향하는 곤돌라가 드나들어야 할 자리지만 공사는 2년간 멈춰 있다. 당초 올해 봄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승강장은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
그는 "사업이 늦어지는 동안 시민들은 계속 긴 줄을 서고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한다"며 "이동의 불편을 줄이고 주변 상권에 활력을 더할 기회도 그만큼 늦어졌다"고 말했다.
곤돌라 대신 차량으로 남산을 돌아 정상 진입로까지 이동했다. 순환버스를 타더라도 정류장에서 정상까지 약 350m의 가파른 길을 걸어야 했다. 오르막을 걷던 한 나들이객의 입에서 '아이고'라는 말이 연신 나왔다.
이 총괄건축가는 "나이가 들면 약간 경사진 것도 굉장히 불안해한다"며 "어르신과 장애인,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은 사실상 접근이 상당히 제한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남산 방문객은 1200만명, 순환버스 이용자는 460만명이었다. 기존 케이블카의 주말·성수기 대기시간은 평균 1~2시간에 달한다. 공공곤돌라는 예장공원과 정상 사이 832m를 10인승 캐빈 25대로 연결해 시간당 최대 2000명을 수송하도록 계획됐다. 휠체어·유모차 동반가족도 탑승할 수 있게 설계됐다.
현재 남산 케이블카는 1961년에 허가받은 한국삭도공업이 가족기업 형태로 65년간 독점운영했다. 지난해 매출은 213억원, 영업이익은 51억원이었다. 이 총괄건축가는 "케이블카의 독점구조가 시민이 누릴 수 있는 편익을 축소하고 위축시켰다"며 "남산에서 서울을 보고 체험할 기회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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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사재개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2024년 9월 착공한 공사는 한국삭도공업 등이 낸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으로 같은 해 11월 멈췄다. 공정률은 약 15%다. 지난달 17일 열린 항소심에서도 도시자연공원구역 변경이 해제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1심의 판단이 유지됐다. 서울시는 상고와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 총괄건축가는 공공곤돌라가 주변 상권을 살리는 거점역할도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남대문시장 등 오래된 도심의 상업공간은 활력이 약해졌다"며 "곤돌라가 이를 활성화하는 '앵커시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시는 곤돌라의 운영수익을 남산 생태환경 복원과 시민의 여가공간 조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남산·예장공원·명동 일대 약 311만㎡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명동역 일대의 보행환경 개선과 실개천 서식지 복원, 환상숲길 조성 등이 주요 사업이다.
이 총괄건축가는 "도심의 활동과 산의 정적인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서울의 매력"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서울의 매력을 체험하도록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