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웅진그룹 해체 위기 속에서도 끝내 손에서 놓지 않았던 회원제 골프장 렉스필드컨트리클럽(CC)이 시장에 나왔다. 한때는 그룹의 상징 자산이자 팔 이유가 없던 렉스필드CC가 이제는 '좋은 가격이면 팔 수 있는 자산'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7일 제계에 따르면 최근 웅진그룹은 경기 여주시에 있는 렉스필드CC 매각주관사로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했다.
렉스필드CC는 웅진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도 살아남은 자산이다. 웅진은 2012년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코웨이와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를 잇달아 매각했다. 그러나 렉스필드CC는 끝내 처분 대상에 올리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도 렉스필드CC를 유지한 이유는 골프장이 재계의 위상을 상징하는 자산이었기 때문이다. 렉스필드CC는 웅진이 사들인 골프장이 아니라 윤 회장이 2003년 웅진코웨이주식회사의 골프장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직접 설립했다. 설립 이후에는 재계에서도 인정받는 명문 회원제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27홀에 365명의 소수 회원으로 운영돼 회원권 시세가 약 14억원 내외로 형성돼 있다.
렉스필드CC는 그룹의 주력 사업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이기도 했다. 렉스필드CC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기준 24억7400만원으로,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2.6%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4년과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으로 각각 46억4200만원, 48억2900만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일정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현재 렉스필드CC 지분은 웅진이 66.67%, 극동건설이 25.35% 보유하고 있다. 개인주주로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장남 윤형덕 렉스필드CC 부회장과 차남 윤새봄 웅진 대표이사 부회장도 각각 1.11% 지분을 갖고 있다. 윤 회장 처남인 김명수씨의 지분율도 1.47%다.
최근까지도 웅진은 골프 사업을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다. 2024년 말에는 렉스필드CC가 일본 오하라 온주쿠GC를 인수했다. 겨울에 비수기인 한국 골프장의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고 골프 사업의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투자였다. 국내와 달리 기후가 온화한 지역의 일본 골프장은 겨울에도 활발히 운영돼서다.

그런 렉스필드CC가 올해 들어 다시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지난해 단행한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 인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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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은 8830억원을 투입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며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인수·합병)를 성사시켰다. 인수대금은 5000억원의 인수금융과 1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통해 마련했지만 렉스필드CC와 웅진플레이도시를 담보로 한 대출 등도 동원됐다. 시장에서는 대형 투자 이후 자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렉스필드 매각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인수로 급하게 파는 것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긋는다. 인수금융은 당초 계획한 구조대로 리파이낸싱이 진행되고 있고 렉스필드CC를 반드시 처분해야 할 정도의 유동성 압박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웅진이 원하는 가격이 제시되지 않으면 매각 계획은 언제든 철수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웅진이 렉스필드CC를 3000억원이 넘는 가격에 매각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최근 골프장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적정 가격을 확인해보자는 차원에서 시장 반응을 살펴보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