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회동…배경에 관심
- 靑, 보수 연대로 정국 돌파 타진
- 쇠고기 방문단 귀국 전 민심 떠보기
- 선진당, 개원 전 당 위상 제고
이명박 대통령이 나흘간의 주말 정국 구상 끝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의 15일 오찬 회동을 시작으로 꽉 막힌 정국 돌파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부터 외부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채 쇠고기정국, 인적쇄신, 당내갈등, 화물연대 파업 등에 대한 해법 구상에 몰두해 왔다. 이번 회동은 '장고'를 끝내고 난국 타개에 나선 첫걸음인 셈이다.

이날 회동을 두고 정치권에선 양측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야당이면서도 사실상 정부·여당과 보수 이념 스펙트럼이 거의 일치하는 데다 친박연대와 달리 여권 내 계파 갈등 부담도 덜한 선진당과의 공조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대통령과 이 총재는 실제로 이날 회동에서 "지난 10년간 양극화가 심화됐고 이제 보수가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보수 역할론'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 뒤 브리핑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흉금을 털고 대화하면서 진정성을 확인한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통합민주당 등 야권이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등원을 선언한 선진당을 '포섭 1순위'로 고려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를 통해 정국 수습의 '아군'을 확보하는 한편 통합민주당의 등원을 압박하는 부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진당으로서도 2차례의 도전 끝에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성사시키면서 국회 개원 전 제3당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가 "좋은 정책에 확실히 협조하면서 야당으로서 할 일도 제대로 하겠다"고 말한 점에서 청와대와 보수 이념을 공유하면서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실리를 취하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총리는 정파나 세력을 대표하기보다 전국민을 아우르는 차원의 기용이 돼야 한다"는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이 대통령 측근이나 박근혜 전 대표의 총리 입각을 동시에 견제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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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청와대가 이번 회동으로 6·10 촛불시위 이후 민심 떠보기를 시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초 '쇠고기 방문단'이 '결과'를 갖고 귀국해 본격적인 민심 수습에 나서기 전 선진당과 쇠고기 해법에 대해 입을 맞춰본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총재에게 30개월령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협상'을 강조하며 "결과가 나오면 국민께 직접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란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대통령은 이 총재와 "자율규제", "재협상"으로 쇠고기 해법에는 이견을 보였지만 국회 원내에서 논의·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치권에선 앞서 이번 회동이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쇄신안 발표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이 총재가 심대평 선진당 대표를 총리로 기용하는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점쳤다.
이와 관련, 이 대변인은 "구체적인 실명이나 대상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하지만 "이 대통령과 이 총재가 1시간 동안 오찬 회동 뒤 배석자 없이 1시간30분 정도 따로 얘기를 나눴다"고 말해 심 대표의 총리 기용설의 유효성 여부 등이 거론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