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산 엄마, 얼굴 퉁퉁" 이혼했더니 살해..."아빠 영원히 격리" 세 딸 호소[뉴스속오늘]

"맞고 산 엄마, 얼굴 퉁퉁" 이혼했더니 살해..."아빠 영원히 격리" 세 딸 호소[뉴스속오늘]

박다영 기자
2026.10.2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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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8년 10월 22일 오전 4시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김종선(당시 48세)이 이혼한 전처를 10여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진=뉴스1
2018년 10월 22일 오전 4시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김종선(당시 48세)이 이혼한 전처를 10여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진=뉴스1

2018년 10월 22일 오전 4시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김종선(당시 48세)이 이혼한 전처를 10여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4년간 6번 이사했는데…주소 알아내 전처 살해

피해자는 25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2015년 김종선과 이혼했다.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던 피해자는 늘 눈가에 멍이 들어있거나 얼굴이 부어 있는 상태였다.

김종선은 자신의 폭행으로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피해자를 짓밟은 후 그의 여동생 등 가족들을 불러 폭행당한 모습을 보게 했다. 분노한 여동생이 당시 현장을 사진 찍으려고 하자, 흉기를 들고 와 찌르려고 위협하기까지 했다.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종선에게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고 피해자만 여성보호센터로 보냈다.

이혼 후에도 폭력은 계속됐다. 김종선은 끊임없이 전처를 찾아가 살해 협박을 했다. 피해자는 개명을 했고 4년간 6번이나 이사했으며 10번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 도망 다녔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김종선은 2015년 2월 피해자를 찾아가 이유 없이 폭행했다. 이를 알게 된 딸이 김종선을 신고했고 경찰은 그를 상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법원은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김종선은 멈추지 않았다. 김종선은 피해자 어머니의 집에 찾아가 술병을 깨고 자해하며 피해자를 협박했다.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지고 약 1년 후인 2016년 1월 김종선은 흥신소에 의뢰해 피해자의 주소를 추적하던 중 서울 한 중국집에서 피해자 모녀와 마주쳤다. 모녀는 식당에서 이야기하자며 김종선을 중국집으로 데려간 후 주인에게 "전 남편이 쫓아와 불안하니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 그는 테이블 아래로 흉기를 보여주며 모녀를 협박했다.

2018년 8월에는 언니 집에 주차된 피해자의 자동차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부착해 피해자의 주거지를 알아냈다. 김종선은 현장을 무려 8번이나 사전답사했다.

사건 당일 김종선은 가발을 쓴 채로 아파트 입구에 잠복했고 피해자가 운동을 가기 위해 나오자 주차장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목과 가슴을 10여 차례 찌르고 달아났다.

범행 2시간쯤 후 한 행인이 피해자와 흉기를 발견해 신고했고, 구조대는 몇 분 뒤 신속하게 도착했지만 피해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김종선은 길바닥에서 수면제와 술에 취해 쓰러져있는 상태로 발견됐고 경찰은 같은 날 오후 9시30분쯤 병원으로 이송된 그를 긴급체포했다. 그는 한 손에 약통을 든 채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해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위 세척 등 검사 결과 약물은 소량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경찰 조사에서 김종선은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로 살해했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엄마 찌른 아빠,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켜 달라" 딸들 호소

김종선의 딸들은 2018년 12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자인 아빠 신상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김종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김종선의 딸들은 2018년 12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자인 아빠 신상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김종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세 딸 역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피해자였다. 김종선은 어린 딸들을 피멍이 들도록 때렸다. 딸들이 중학생일 때 밧줄로 묶어 때리기도 했다.

딸들은 사건 다음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서구 아파트 살인 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딸들은 "어머니가 끔찍한 가정 폭력으로 이혼했고 4년여 동안 아버지의 살해 협박으로 힘들었다. 여섯 번이나 숙소를 옮겼지만, 온갖 방법으로 찾아냈다"며 "엄마를 죽여도 6개월이면 나올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했으며, 사랑하는 엄마를 13회 칼로 찔러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아빠를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켜달라"고 적었다.

큰딸은 일주일 뒤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 가정폭력 피해자로 출석해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 못 한 적도 많았고 경찰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아빠에게 맞은 엄마의 얼굴은 퉁퉁 붓고 멍이 들어 주름이 없어질 정도였다. 가족 모두 지금도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피해자의 신변을 보호할 법 개정을 시급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딸들은 같은 해 12월 김종선의 첫 공판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자인 아빠 신상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김종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딸들은 "이 잔인한 살인자 김종선이 다시는 사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저희 가족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멀리 퍼뜨려 달라"고 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중대한 강력범죄 사건일 때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국민의 알 권리, 재범 방지,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때 △피의자가 청소년에게 해당하지 않을 때 신상 공개 대상이 된다. 딸들은 김종선이 이에 해당하고 조사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에 여러 차례 그의 신상 공개를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고 했다.

징역 30년…김종선 "딸들 생각하면 눈물 마를 날 없어"

/사진=대한민국 법원
/사진=대한민국 법원

김종선은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2019년 1월 1심 재판부는 징역 30년과 위치추적 장치 부착 명령 20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문에서 사죄 의사를 표시한 점, 3차례 벌금형 외 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정상 참작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김종선 측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세 딸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했다. 큰딸은 "어버이날인데 엄마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싶고 너무 그립다"며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들은 이 자리가 너무 참담하고 고통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인자 김씨는 저희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폭력적이고 주도면밀한 성격으로 법망을 빠져나갈 궁리만 해 저희 가족은 앞날이 두렵다. 엄마를 잃고 평생 살아갈 저희 자매를 위해서라도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도 김씨를 향해 "왜 내 딸을 죽였냐. 무슨 죄가 있어서 죽였냐"며 분노를 표했다.

김종선은 최후 진술을 통해 "삶의 등대가 돼야할 아빠가 엄마를 해친 범죄자라는 것은 딸들이 감내하기 힘든 고통일 것이다"라면서 "감당할 수 없는 큰 상처를 입고 살아갈 딸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천사 같은 세 딸에게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사랑하는 딸을 잃고 절망과 고통에 살아갈 전 장모님과 전 부인 가족에게도 무릎 꿇고 사죄한다"며 "하늘이 허락한 시간이 될 때까지 반성하고 속죄하며 살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유지하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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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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