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둘 곳도 치료할 곳도 없다…사회로 돌아오는 고위험군

가둘 곳도 치료할 곳도 없다…사회로 돌아오는 고위험군

양윤우 기자, 이혜수 기자
2026.10.2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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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정치의 과잉, 구멍난 안전④

[편집자주]  정치권이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둘러싼 논쟁에 집중하는 사이 정작 국민 일상은 위험에 노출됐다. 인천 흉기난동과 서울 송파 장모 살해 사건, 강남 방화 사건 등 최근 이어진 강력범죄는 막을 수 있었던 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전자감독과 접근금지 등 각종 제도를 뒷받침할 인력과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 고위험군도 대책 없이 사회에 복귀하고 있다. 국민 안전망의 빈틈을 살펴보고 개선 과제를 짚어본다.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난동을 벌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최충락이 23일 오전 인천 남동경찰서에서 인천지방공소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뉴스1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난동을 벌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최충락이 23일 오전 인천 남동경찰서에서 인천지방공소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뉴스1

재범을 막기 위한 치료와 감독이 인력 부족에 부딪히면서 사회에 돌아온 고위험군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치료감호시설은 의사가 모자라 일부 병동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고 교정시설의 과밀수용으로 가석방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출소자의 치료와 감독을 뒷받침할 인력·시설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25일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국립법무병원의 의사는 정원 20명 중 12명이었다. 국립법무병원은 정신질환이나 약물중독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러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사람을 수용해 치료하는 곳이다.

의사가 정원의 절반을 간신히 넘다보니 병동 상당수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전체 25개 병동 가운데 16개 병동, 900병상만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9개 병동은 의료 인력이 부족해 사실상 비어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환자를 치료할 의사와 간호사를 확보해 운영하지 못하는 병동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며 "시설에서 치료를 시작한 뒤 사회로 돌아가서도 치료가 끊기지 않도록 지역 병원과 연결하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소 뒤 지역사회에서 치료를 이어주는 과정에도 빈틈이 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올해 공개한 마약류사범 치료재활 연구에 따르면 마약류 중독자와 가족·실무전문가 등 19명을 심층면담한 결과 교정시설과 지역 치료기관 사이의 연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담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사법기관과 지역 치료기관의 협력이 행정적인 통보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인천 흉기난동을 벌인 최충락도 빈틈의 결과다. 보호관찰관은 최충락 범행 당일에도 정신질환 치료제 복약 여부 등을 지도·감독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가석방 확대도 고위험군을 사회에 되돌리고 있다. 법무부는 강력사범을 엄격히 심사하면서 재범 위험성이 낮은 수형자를 중심으로 가석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나 국민 불안을 말끔히 씻어내진 못하고 있다. 가석방 확대 이유는 교정시설 부족이다. 정치권 논의에 따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셈이다. 법무부의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교정시설의 하루 평균 수용 인원은 6만3680명이었다. 수용 정원 5만614명보다 1만3066명 많았다. 평균 수용률은 125.8%였다. 정원 100명인 공간에 약 126명이 생활한 셈이다.

사회로 돌아온 대상자를 감독하는 현장 업무도 늘어나고 있다. 보호관찰은 대상자가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지도·감독하는 제도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호관찰 실시 사건은 2023년 9만3366건에서 지난해 9만8220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9월 기준 보호관찰관은 1986명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 "전자발찌를 채우거나 접근금지를 명령하는 것만으로 범행을 막을 수는 없다"며 "위험 신호가 나타났을 때 감독을 강화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담당자가 너무 많은 대상을 맡으면 상태 변화를 세밀하게 살피기 어렵다"며 "고위험 대상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인력과 업무 여건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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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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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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