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음주측정 전 입헹굴 물 제공 않으면 위법수집증거"

대법 "음주측정 전 입헹굴 물 제공 않으면 위법수집증거"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10.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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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경찰이 음주측정 전 운전자에게 입을 헹굴 물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이는 절차를 지키지 않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측정 결과를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는 2019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확정됐다. 이후 2023년 12월 세종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약 3㎞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도로 한가운데 시동이 켜진 차량의 운전석에서 잠든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지구대에서 김씨에게 입을 헹굴 물을 제공하지 않은 채 음주측정을 시도했다.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1%로 측정됐다.

하지만 김씨 측은 입안에 남아 있던 알코올 때문에 측정 수치가 실제보다 높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측정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2심은 김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법원은 입헹굼물 제공에 대해 경찰 내부지침에 따른 절차였고 음주 후 20분 이상 지난 시점에 측정이 이뤄진 만큼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측정 결과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 법원도 김씨가 갑자기 일어나 측정기를 물고 숨을 불어넣어 경찰이 물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들어 측정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이를 뒤집고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은 음주측정 전 입안의 잔류 알코올을 헹궈낼 수 있도록 운전자에게 물을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 규정이 단순한 경찰 내부지침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의무와 관련된 법규명령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음주측정 때 경찰이 물을 제공하고 운전자에게 입안을 충분히 헹구도록 안내 및 권유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운전자가 실제로 입안을 헹구는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가 잠들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물을 제공하는 절차를 생략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절차를 지키지 않고 확보한 측정 결과는 원칙적으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음주 종료 후 20분이 지났다면 입안에 남은 알코올의 영향이 사라진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관련 연구가 있긴 하나 연구 결과는 제한된 조건에서 실시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단속 상황에서도 측정 수치가 과대평가될 위험이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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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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