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위해 중국서 중앙여고까지 온 179㎝ 여고생, 김해연의 3년 "배구가 더 보이기 시작했어요" [인터뷰]

배구 위해 중국서 중앙여고까지 온 179㎝ 여고생, 김해연의 3년 "배구가 더 보이기 시작했어요" [인터뷰]

북아현동=김동윤 기자
2026.08.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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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변에서 배구를 하던 김해연은 아버지의 사업을 계기로 한국으로 건너와 중앙여고에서 새로운 배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의 빠른 배구 스타일과 용어에 적응하며 3년 동안 배구에 대한 이해도와 시야를 넓혔으며, 묵직한 공격력을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해연은 유서연을 롤모델로 삼아 내년 V리그 신인드래프트 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앙여고 김해연이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위치한 중앙여고 실내체육관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중앙여고 김해연이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위치한 중앙여고 실내체육관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익숙했던 배구를 내려놓고 다시 배우는 데 3년이 걸렸다. 중국 연변에서 배구를 하다 한국으로 건너온 중앙여고 아웃사이드 히터 김해연(18)은 이제 179㎝ 신장에서 나오는 묵직한 공격을 앞세워 프로 무대를 꿈꾼다.

김해연은 최근 서울 중앙여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처음에는 중국과 한국의 플레이가 워낙 달라서 적응하기 어려웠다"면서도 "지금은 배구에 대한 이해가 많이 올라갔고, 볼을 처리할 때 시야도 넓어진 것 같다"고 한국에서 보낸 3년을 돌아봤다.

배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했다. 운동을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고 TV에서 올림픽 배구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중국 현지 클럽 배구팀에서 취미로 공을 잡았다. 이후 학교 배구부까지 들어가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에는 한 학년에 선수만 7명 정도 있을 만큼 경쟁자가 많았다.

그러다 아버지의 사업을 계기로 한국행을 선택했다. 변화가 필요했고 배구 선수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고교 진학을 앞두고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중앙여고에서 사실상 새로운 배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막상 한국에 오니 같은 배구였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달랐다. 김해연은 "중국에는 키가 큰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세터가 주는 볼도 높고 공격수가 볼을 처리할 시간이 조금 더 있다"라며 "한국에서는 스피드 있게 하는 배구를 하니까 처음에는 적응하는 게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코트에서 사용하는 배구 용어에도 차이가 있었다. 김해연은 "처음에는 플레이도 다르고 용어도 달랐다"며 "옆에 선배들이나 친구들이 많이 가르쳐주고 도와줬다. 그러면서 많이 적응한 것 같다"고 떠올렸다.

중앙여고 김해연(맨 왼쪽)이 지난 6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한국중고배구연맹 제공
중앙여고 김해연(맨 왼쪽)이 지난 6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사진=한국중고배구연맹 제공

장윤희(56) 중앙여고 감독에게도 외부에서 중앙여고를 선택해 찾아오는 선수는 남다른 책임감을 안긴다. 중앙여고는 별도의 선수 숙소가 없어 다른 지역에서 온 선수들은 학교 주변에서 생활 기반까지 따로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장 감독은 외부에서 온 선수들을 두고 "믿고 와준 것 아니냐"며 "어떻게든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훈련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수와 가족이 선택한 시간과 비용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김해연에게 처음부터 기존 선수들과 같은 것을 요구하기보다 한국 배구를 새롭게 익히도록 했다. 다른 환경에서 배구를 배운 만큼 고교 1학년부터 기본적인 부분을 다시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 시간은 결국 김해연의 시야를 넓혔다. 이전에는 올라온 공을 힘으로 처리하는 데 익숙했다면, 이제는 상대 블로킹과 수비, 공의 상황에 따라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김해연은 "배구에 대한 이해 능력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 볼 처리를 할 때도 시야를 넓히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앙여고 김해연이 지난 6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 선명여고와 결승전에서 공격을 시도 하고 있다. /사진=한국중고배구연맹 제공
중앙여고 김해연이 지난 6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 선명여고와 결승전에서 공격을 시도 하고 있다. /사진=한국중고배구연맹 제공

179㎝ 아웃사이드 히터인 김해연은 묵직한 공격이 강점이다. 장 감독도 중앙여고의 아웃사이드히터 조합을 설명하면서 김해연을 기본적으로 선발에서 활용할 공격 자원으로 평가했다. 김해연과 박강빈(17·175㎝)이 함께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설 경우 높은 블로킹을 앞세운 조합과 다른 색깔이 나온다.

두 사람의 장점인 수비를 살리는 방식으로 기회를 창출한다. 장 감독은 교체로 변화를 주는 박강빈과 비교해 "(김)해연이는 처음부터 들어가는 게 맞는 선수"라며 공격 파워에서의 가치를 짚었다.

김해연에게 올해가 사실상 주전으로 코트에 나서는 첫 시즌이었다. 그리고 2전3기 끝에 팀과 함께 기다림의 결실도 봤다. 중앙여고는 3월 춘계연맹전과 5월 전국종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잇달아 선명여고에 패한 뒤 6월 2차 연맹전 익산보석배와 7월 대통령배에 나가지 않고 훈련에 집중했다.

중앙여고는 6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 18세 이하 여자부 결승에서 마침내 선명여고를 세트 점수 3-1로 꺾었다. 두 번의 준우승 끝에 거둔 시즌 첫 전국대회 우승이었다.

한국 배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V리그도 가까워졌다. 특히 중앙여고는 학교와 장충체육관의 거리가 가까워 GS칼텍스 홈경기에서 볼 리트리버를 자주 한다. 프로 선수들의 경기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볼 기회다.

GS 유서연이 지난 2월 27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 경기에서 흥국 이중블로킹에 강타를 터트리고 있다.2026.02.27.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GS 유서연이 지난 2월 27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 경기에서 흥국 이중블로킹에 강타를 터트리고 있다.2026.02.27.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롤모델도 GS칼텍스 주장 유서연(27)이다. 키 174㎝의 유서연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큰 신장은 아니지만, 준수한 공·수 밸런스와 빠른 판단으로 상대 블로커에 맞춰 다양한 득점을 올리는 GS칼텍스의 주포다. 김해연이 보완해야 하는 플레이를 유서연이 보여주고 있다.

김해연은 "프로에서는 유서연 언니를 제일 좋아하지만, 나는 파워가 강점인 선수다. 프로에 가서도 그 부분은 계속 유지하고 싶다. 점프력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학교 훈련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쿼트를 한다"고 강조했다.

코트 밖에서는 여느 18세와 다르지 않다. 훈련이 너무 힘든 날이면 집에서 온종일 누워 쉬고, 시간이 나면 아버지와 고향의 음식을 먹으러 다닌다. 중국에서는 부모가 대회장을 따라다니기 쉽지 않았지만, 한국에 온 뒤에는 가족이 직접 경기장에서 응원해주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이번 IBK기업은행배 결승에도 아버지가 함께했다.

중국에서 익힌 배구를 그대로 가져오는 대신 한국에서 다시 배우는 길을 택했다. 높은 공을 기다리던 공격수는 이제 더 빠르게 움직이고, 코트 전체를 바라보려 한다. 그렇게 넓힌 시야로 내년 V리그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 생각이다.

김해연은 "한국에 와서 배구에 대한 이해가 많이 올라간 것 같다. 열심히 해서 프로에 꼭 가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중앙여고 김해연이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위치한 중앙여고 실내체육관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중앙여고 김해연이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위치한 중앙여고 실내체육관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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