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트보이나 팀 마스코트로?"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김하성(31)에 대한 평가가 한 시즌 만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다시 잡아야 할 주전 유격수에서 배트 보이로 추락했다.
미국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전문 팟캐스트 '해머 테리토리'는 지난 17일 올해 겨울 풀릴 애틀랜타의 자유계약선수(FA)들을 분석했다. 해머 테리토리는 미국 야구 전문 팟캐스트 네트워크 Foul Territory 소속으로, 진행자 스콧 콜먼은 15년 이상 브레이브스를 취재했다.
김하성의 이름이 나오자 반응은 차가웠다. 콜먼은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다시 데려오는 것을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배트보이 같은 역할이나 팀 마스코트라면(As like a bat boy or a team mascot)"이라고 답하며 재계약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개인의 냉소적인 평가에 그치지도 않는다. 애틀랜타 지역 유력지 AJC 역시 최근 브레이브스의 주요 FA를 정리하면서 김하성 옆에 짧고 단호하게 "No thanks(사양하겠다)"라고 적었다. 반면 경쟁자로 꼽혔던 마우리시오 두본을 두고는 "Yes, please(제발)"라고 표현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1년 전 분위기와 정반대다. 흥미롭게도 콜먼부터가 지난해 10월에는 김하성에 대해 "구단이 어떤 방식으로든 계약을 성사시키길 바란다(the club will hopefully work out a deal of some kind with Ha-Seong Kim)"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당시 김하성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다 9월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애틀랜타로 이동한 뒤 24경기 타율 0.253(87타수 22안타), 3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4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었다.

김하성은 2025시즌 종료 뒤 1600만 달러(약 213억 원)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왔고, 애틀랜타는 지난해 12월 1년 2000만 달러(약 266억 원)를 투자해 그를 다시 붙잡았다. 당시 알렉스 앤소폴로스 애틀랜타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김하성은 짧은 기간에도 클럽하우스에 잘 녹아들었다. 만약 그가 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3~4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급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 바 있다.
그러나 계약 한 달 만에 모든 계획이 꼬였다. 김하성은 지난 1월 한국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오른손 중지 힘줄이 파열됐고 수술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와 개막을 모두 놓친 뒤 5월에야 빅리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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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이후에는 더 힘들었다.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고 오른손 중지 염증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7월에는 재활을 겸해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한때 메이저리그 27경기 타율이 0.068(73타수 5안타)까지 떨어지면서 현지에서도 방출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였다. 시즌 막판에는 기억에 남을 장면도 만들었다. 8월 LA 다저스전에서 좌완 태너 스콧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전체 성적을 뒤집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김하성은 정규시즌 51경기에서 타율 0.116(129타수 15안타), 0홈런 9타점 2도루, 출루율 0.219, 장타율 0.140, OPS 0.359에 그쳤다.
애틀랜타는 그래도 김하성을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포함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1, 2차전 모두 선발 유격수로 내세웠고, 2차전에서는 볼넷과 득점, 수비로 힘을 보탰다. 그러나 올해 포스트시즌 전체에서는 5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애틀랜타 역시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하며 시즌을 마쳤다.
2000만 달러를 받고 주전 유격수로 기대받았던 시즌이 결국 홈런 하나 없이 끝나면서, 지난해만 해도 재계약을 바라던 현지 애틀랜타 관계자들도 등을 돌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