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두 달 만에 다른 지도자들까지 놀라게 했던 고교 세터가 프로 무대에서도 예상보다 빨리 이름을 불렸다. 중앙여고 김미주(18)가 신생팀 SOOP 수퍼스의 창단 첫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김미주는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02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SOOP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시즌 최종 순위에 따라 30%의 전체 1순위 추첨 확률을 가졌던 SOOP은 IBK기업은행(20%)에 밀려 두 번째 지명권을 얻었다. IBK기업은행이 전체 1순위로 미국 UCLA 출신 세터 오드리 박(24)을 선택하자 SOOP의 김세진(52) 감독은 주저 없이 김미주를 호명했다.
정작 김미주는 자신의 이름이 그렇게 빨리 불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드래프트 직후 취재진과 만난 김미주는 "사실 이렇게 빨리 뽑힐 줄 몰랐다. 너무 빨리 뽑혀서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웃었다.
1학년 시절 잠재력을 인정받던 김미주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월이었다. 중앙여고는 3월 춘계연맹전과 5월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연거푸 선명여고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두 달 동안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훈련에 집중했고, 8월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 마침내 선명여고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그 중심에 세터 김미주가 있었다. 174㎝의 김미주는 빠른 발을 활용한 낮고 빠른 토스로 중앙여고의 공격을 이끌었고, 대회 세터상까지 차지했다.

장윤희(56) 중앙여고 감독의 집중 지도가 결정적이었다. 김미주는 이전까지 토스 마지막 순간 공에 힘을 실어 보내는 슈팅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장 감독은 두 달 동안 토스를 낮게 하고 공격수들과 빠르게 호흡을 맞추는 훈련에 집중했다. 김미주 역시 당시 스타뉴스 인터뷰에서 "스피드를 살리면서 낮게 토스하려고 많이 연습했다. 공격수가 가장 잘 때릴 수 있는 공을 올려주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전체 2순위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새로운 스승 김세진 감독도 김미주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김 감독은 "꼭 필요했던 포지션의 선수였다. 김미주는 신장도 좋고 특히 빠른 토스가 상당히 좋았다"며 "공격수들과 호흡만 맞는다면 그 효과가 굉장히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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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P은 올해 5월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를 인수해 새롭게 출범한 V리그 막내 구단이다. 6월 김세진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지난 3일 광주 SOOP 스타디움에서 공식 창단식을 열었다.
11일에는 여수 KOVO컵에서 창단 첫 공식 경기를 치렀다. 김 감독은 남자부 OK저축은행의 창단 사령탑을 맡아 팀 출범 2년 만에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다. SOOP에서도 기존 팀의 색깔을 지우고 새로운 출발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SOOP이 창단 첫 드래프트에서 선택한 포지션은 세터였다. 1라운드에서 김미주를 뽑은 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청수고 세터 김주솔(18)을 지명했다.
김 감독은 "김주솔은 다른 팀에 갈 줄 알았다. 운이 좋았다. 두 선수가 동기인 만큼 경쟁을 시켜보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 같다. 당장 이번 시즌보다는 경쟁 체제에서 육성해 좋은 선수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미주 역시 "동기는 동기로서 잘 지내고 경쟁도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롤모델은 일본 남자배구 국가대표 세터 세키타 마사히로(33)다. 빠른 발과 정교한 토스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 온 세키타의 플레이를 꾸준히 연구했다.
김미주는 "VNL을 많이 보는데 일본 경기를 보다가 세키타의 플레이에 눈길이 꽂혔다. 이후 계속 영상을 찾아봤다"며 "빠른 발을 최대한 살려 같은 타이밍에서도 토스를 슈팅력 있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OOP은 오는 11월 1일 흥국생명과 원정 경기로 창단 첫 V리그 정규시즌 경기에 나선다. 김미주는 "훈련할 때 내 장점인 빠른 발을 최대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