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주식거래대금 늘어 '역대급 이익' 증권사들
최근 1년 6개월간 MTS 사고 57건, 건당 6119만원 배상
개인투자자 직격탄인데 정보보호 인력은 '찔끔 증가'
금감원도 "프로그램 통제 강화 등 자체점검하라"

개인 주식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을 올린 대형 증권사들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최근 1년 6개월 동안 총 57건, 약 43억원 규모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고객에게 배상한 금액만 35억원으로, 주로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MTS를 통해 거래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증권사들이 전산장애로 인한 개인투자자 피해 예방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0대 증권사에서 총 57건의 MTS(앱)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금액은 약 43억1500만원, 증권사가 고객에게 배상한 금액은 약 34억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고 1건당 평균 6119만원의 배상금액이 발생한 것이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키움증권(272,500원 ▲2,000 +0.74%)의 사고 금액이 15억7284만원으로 금액이 가장 컸다. 한국투자증권이 11억9859만원, 메리츠증권이 9억9801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대신증권(26,650원 ▲150 +0.57%)에서는 2억3005만원, 삼성증권(87,700원 ▲900 +1.04%)이 1억5594만원, 미래에셋증권(34,700원 ▲250 +0.73%)에서는 1억5241만원의 MTS 사고가 발생했다. 10개사 중 6곳에서 최근 1년 6개월간 '억원대' MTS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사고 건수로 보면 삼성증권이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투자증권(10건), 한국투자·미래에셋(각 8건), 키움증권(7건)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MTS 사고 원인은 크게 프로그램 오류, 시스템 장애, 외부요인 등 3가지로 프로그램 오류가 전체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문제는 주로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MTS를 통해 거래하기 때문에 이른바 '개미'의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이 박홍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키움증권 MTS에서는 지난해 11월6일 약 5시간54분간 접속이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금액은 약 9392만원으로 키움증권은 사고 금액 전체를 배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MTS, HTS에서 1시간 이상의 접속장애가 발생한 건은 9건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2021년 3월19일 MTS 등에서 1시간10분의 접속지연이 발생해 총 39억1766만원을 배상했다. 신한투자증권에서는 2021년 12월2일 총 1시간18분의 접속지연으로 3844만원을 고객에게 배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증권사들이 정보보호 인력 확충에는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10대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기준 정보보호 인력은 131명으로 단순평균 13.1명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까지 MTS 장애로 인한 개인정보보호 관련 사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개인의 MTS 거래 빈도와 MTS에 들어가 있는 투자정보 민감성을 고려할 때 보다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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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0대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4곳만 올해 중 정보보호 인력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보호 인력이 25명으로 가장 많은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와 같았고, 신한투자증권(21명), KB증권(14명), 하나증권(3명)도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3명에서 2명으로 줄였고 대신증권도 5명에서 4명으로 1명씩 감원했다.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 MTS를 개편하며 투자자 편의, 정보보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상액이 큰 것도 증권사가 고객 피해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영향이라고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MTS 사고 금액이 장애규모나 피해정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객 불편과 피해가 확산된 사안에 대해서는 증권사가 적극적으로 고객 입장에서 보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MTS 사고가 늘어나는 가운데 금감원도 올해 3월20일 열린 제1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에서 증권사들에 자체점검을 지시했다. 협의회는 "증권사 거래시스템 등 최근 빈발하는 전산 사고는 금융회사의 기본적인 내부통제 미흡에 따른 결과"라며 "전자금융 인프라 처리성능 확보, 프로그램 통제 강화 등 자체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MTS 사고로 인해 투자손실 복구목적의 고유자금을 운용하는 등 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금감원 IT검사국과 금융투자검사1국은 MTS 내 투자자보호 미흡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된 토스증권을 찾아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소비자·정보보호 임원을 면담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홍배 의원은 "증권사 수익은 크게 늘었지만 안정적 거래환경과 정보보호를 위한 투자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전산장애로 인한 피해가 결국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증권사들은 관련 인력과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금융당국도 반복되는 전산 사고를 막기 위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