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9곳 경쟁에 특판·대중광고 확산…여유자금 굴릴 새 선택지지만 예금자보호 제외, 금리·신용위험 따져야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신상품 출시와 고금리 특판, 대중광고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자가 9곳으로 늘어나면서 증권사의 자금조달 수단이었던 발행어음이 개인의 목돈과 단기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상품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겼지만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닌 만큼 발행사의 신용위험과 실제 수익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행어음 CF도 등장, 유튜브서 화제…증권사 9곳 대중화 경쟁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76,300원 ▼1,300 -1.68%)과 메리츠증권의 신규 인가로 발행어음 사업자가 9곳으로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높은 금리와 간편한 가입을 강조하는 광고를 만들고 일정 기간 목돈을 맡기는 약정형부터 수시입출금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형 등 상품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
최근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삼성증권은 TV CF 형식의 광고를 제작해 유튜브 등에서 발행어음 알리기에 나섰다. '발행어음의 새로운 기준', '발행어음은 신뢰가 중요하니까'라는 제목의 30초짜리 광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각각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생소했던 발행어음을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알리고 관심을 끌어내려는 시도로 발행어음이 대중적인 금융상품으로 저변을 넓혀가는 변화를 보여준다.
실제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기존 인가 사업자 7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조달잔액은 지난해 말 51조2744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55조9291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 가까이 늘었다.
발행어음 시장 확대는 개인투자자에게 여유자금을 운용할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의미가 있다. 은행 정기예금이나 파킹통장 등에 맡겼던 돈을 발행어음으로 운용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은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대형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금융상품이다. 개인이 발행어음을 사면 증권사에 돈을 빌려주는 셈이고, 증권사는 만기에 약정한 원금과 이자를 갚을 의무를 진다. 예금처럼 정해진 이자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은행에 돈을 예치하는 것과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채권과 기업금융 등에 운용해 수익을 추구한다. 정부는 발행어음 조달액에 비례해 중소·벤처기업 등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발행어음 시장이 커질수록 기업 성장자금 공급도 확대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독자들의 PICK
지금 512명 읽는 중
고금리 매력적이지만…실제 이자, 신용위험 꼼꼼히 따져야
투자자가 먼저 따져볼 것은 실제 받을 수 있는 이자다. 연 5%대 특판이라고 해서 누구나 그만큼의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다. 일부 상품은 가입 한도를 100만원으로 제한하거나 신규 고객에게만 혜택을 제공한다. 광고에 표시된 금리도 통상 1년 기준으로 환산한 세전 수익률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세전 연 5.8% 금리의 3개월 만기 발행어음에 투자하면 세전 이자는 약 1만4500원, 세후 약 1만2300원이다. 단순 계산한 금액으로 실제 이자는 만기 일수 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최고 금리보다 실제 가입 가능한 금액과 만기를 확인하고, 같은 기간 은행 예금보다 세후 이자를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는지 비교해야 한다.
돈을 언제 사용할지도 중요하다. 약정형 발행어음은 만기 전에 상환하면 당초 약속한 금리보다 낮은 수익률이 적용될 수 있다. 반면 수시형이나 CMA형은 자금을 비교적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개인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위험은 발행 증권사의 신용위험이다. 증권사가 운용 과정에서 손실을 입더라도 그 손실이 투자자에게 곧바로 전가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투자자도 손실을 볼 수 있다. 특히 발행어음은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는 먼저 자금의 사용 시점을 정하고, 같은 기간 은행 예금 등과 실제 세후 이자를 비교하는 데 이어 가입 한도와 중도상환 조건, 발행 증권사의 신용등급과 재무건전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높은 금리보다 중요한 것은 추가로 얻는 이자가 자신이 부담하는 위험에 비해 충분한지 판단하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