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합 원유 발견 즉시 폐기…정상 원유 물타기 원천 차단
"농가·집유차량·집유장·국가검사 단계별 안전성 확인"

최근 해외 일부 국가에서 우유 품질을 조작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원유의 안전성과 품질 관리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품질이 떨어지거나 기준을 초과한 원유를 정상 원유에 섞어 수치를 낮추는 이른바 '물타기' 방식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방식의 조작이 통하기 어렵다는 게 유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원유 관리체계는 농가에서 생산되는 순간부터 집유와 검사, 가공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안전성을 확인하고, 기준에 미달한 원유는 정상 원유와 섞이지 않도록 차단하는 구조로 운영된다는 점 때문이다.
국내에서 원유는 어떻게 관리될까. 관리의 첫 단계는 낙농가가 담당한다. 낙농가 관계자는 "생산된 원유를 위생적으로 관리하되, 이상이 확인되면 농가별 시료를 채취해 원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며 "농가를 떠난 원유는 냉장상태로 집유차량에 실려 이동하며, 이 과정에서도 부적합 원유가 확인되면 원인을 추적할 수 있도록 농가별 시료를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집유장에 도착한 원유는 다시 한번 검사를 거친다. 책임검사원이 집유차량별로 잔류물질 정성검사를 실시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문제가 발견된 원유는 정상 원유와 구분해 처리한다.
여기에 정부의 국가 잔류물질 검사가 더해진다. 집유장에서 실시하는 상시검사와 별도로 정부가 계획에 따라 원유의 안전성을 확인한다. 연간 계획에 따라 원유를 대상으로 잔류물질 71종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집유차량과 저유조에 대해서도 정량검사를 진행한다.

국내 원유 검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낙농가에서 생산한 원유를 모아 집유장에서 확인하고, 국가가 다시 검증하는 다층적인 검사체계를 통해 부적합 원유가 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것을 막는다.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됐을 때의 조치에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게 유업계의 설명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항생제 등 잔류물질이 기준을 초과한 원유는 정상 원유에 섞어 희석하는 방식으로 처리하지 않는다"며 "부적합 원유는 전량 폐기해 식품으로 유통되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금 섞으면 괜찮다'거나 '다른 원유와 혼합해 기준을 맞춘다'는 식의 타협이 허용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부적합 농가가 적발되면 원유를 버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잔류 원인을 조사한다. 또 농장에 대한 위생관리를 지도하는 등 필요한 후속 조치를 실시한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서다.
독자들의 PICK!
유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내 원유 관리체계의 핵심은 불량 원유를 찾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원유가 정상 원유와 섞여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가능성 자체를 차단하는 데 주력한다"며 "단 한 번의 검사에서 놓치지 않도록 여러 단계에서 확인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전량 폐기하는 원칙이 작동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적합 원유가 확인되면 해당 물량을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 원유에 섞어 처리하는 방식은 현장에서 생각하기 어렵다"며 "생산된 원유가 집유되고 공장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부터 검사 결과에 따라 관리된다"고 언급했다.

또 원유의 위생과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국내 원유는 체세포 수와 세균 수 등을 기준으로 위생등급을 관리한다. 체세포 수 1등급은 1㎖당 20만 개 미만, 세균 수 1A등급은 1㎖당 3만 개 미만을 기준으로 삼는다.
유업계 관계자는 "국산 우유는 농가의 생산 단계에서부터 집유·검사·가공에 이르기까지 각 과정에서 기준을 확인하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원유는 과감하게 유통 과정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관리한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생산된 원유를 신속하게 집유해 냉장 상태로 운송·가공·유통하는 관리체계가 더해진다. 장기간 보관을 전제로 한 멸균우유와 달리 국산 신선우유는 생산 이후 냉장 상태에서 신선도를 유지하며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만큼, '검사'와 '신선도'가 국산 우유 품질관리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우유 한 팩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이처럼 여러 단계의 확인과 관리가 이어진다. 농가에서 시작된 원유가 집유장과 국가의 검사를 거치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전량 폐기되는 원칙이 지켜지기 때문에 기준 미달 원유가 정상 원유에 섞여 유통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 위원장은 "국산 우유의 품질 경쟁력은 어느 한 단계의 검사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기준을 지키고, 기준에 미달하면 유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생산부터 검사, 유통 과정까지 일관되게 적용하는 촘촘한 관리체계가 매일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국산 우유의 품질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