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해외 원정수술' 받아야 하나..."집도의 씨 말랐다" 의사들 한탄, 왜

위암 '해외 원정수술' 받아야 하나..."집도의 씨 말랐다" 의사들 한탄, 왜

정심교 기자
2026.09.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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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대한위암학회가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혁준 이사장(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은 "위암수술의 고질적인 저수가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위장관외과 전문의의 대가 끊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17일 대한위암학회가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혁준 이사장(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은 "위암수술의 고질적인 저수가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위장관외과 전문의의 대가 끊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가까운 미래에 위암 수술받아야 하는 한국인은 해외 원정수술밖에 답이 없을 것이란 잿빛 전망이 나왔다. 위암 수술의 세계적 술기를 보유한 대한민국에서 위암 수술 집도의들 사이에서 나온 한탄 섞인 우려다.

17일 대한위암학회가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혁준 이사장(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은 "20년 전만 해도 위암 수술을 담당하는 위장관외과를 세부전문으로 선택하는 전임의(펠로우)가 한해 30명 안팎이었는데, 최근 수년간 5~6명에 머물고 있다"며 "선배들(위장관외과 세부전문의들)이 현직에서 물러나면 그들이 전국 위암수술을 어떻게 다 감당하겠는가"라고 언급했다.

위장관외과 세부전문의 급감 배경에 대해 학회는 "원가만도 못 하는 수가가 1순위"라고 꼬집었다. 학회에 따르면 일본의 위암수술 수가는 우리나라의 3배, 미국은 우리의 5배에 달한다. 외과수술 중에서도 콩팥이식술, 간이식술 등의 수가는 위암수술의 5배 이상 책정돼 있다. 이 이사장은 "대장암 수술은 위암수술보다 훨씬 쉬운데도 대장암 수술 수가가 위암수술 수가의 2배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국내 위암수술 수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이 분야를 이어갈 전문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는 게 학회 측 주장이다. 이날 이 이사장은 머니투데이에 "위를 아래에서부터 3분의 2를 잘라내는 원위부 위절제술의 경우 개복·복강경 수술 둘다 400만원 선에 불과한데, (비급여 항목인) 로봇수술(1500만원 선)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며 "로봇수술 수준으로 수가를 올리는 게 맞고,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보다 최소 2배는 올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한위암학회 임원진이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위암수술 수가 ~고 호소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대한위암학회 임원진이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위암수술 수가 ~고 호소했다. /사진=정심교 기자

게다가 위암수술의 수가가 원가(인건비, 수술 난도, 소요시간 등)의 80%에 그친다. 병원이 100만원짜리 위암수술을 하면 80만원만 받을 수 있어 '수술하면 할수록 적자만 쌓이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 대해 이 이사장은 "위암 수가는 우리나라 의료계에서도 오래된 수술인데, 수가가 처음 책정될 때 '가난해서 수술받지 못하는 국민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로 매우 낮게 책정됐다"며 "이후 매년 비슷한 비율로 수가가 상승할 때, 대장암 수술처럼 비교적 늦게 도입된 수술의 수가가 오히려 오래전 도입된 위암수술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위암수술 수가가 아직도 터무니없이 낮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학회는 현재 위암 수술에 적용되는 행위 정의, 상대가치점수가 과거 수술 환경을 기준으로 마련돼 있어, 의료기술 발전으로 변화한 수술 방식과 실제 업무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상이 충분하지 않은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후학'(위장관외과 전문의)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이고, 위암수술 받기 위해 해외로 나가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것이란 게 학회 측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의 위암수술 술기는 세계적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복막전이는 생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말기 암으로 치부됐지만, 최근엔 수술법·항암제가 진화하면서 복막전이 상태에서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데이터가 쌓였다. 또 기존엔 수술→항암치료 순이 정석이었지만, 최근엔 항암치료→수술 비율이 늘고 있다. 이는 항암제가 발전하면서 과거에 수술만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던 환자의 '완치율'을 더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이 학회 허훈 국제이사(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가건강검진으로 위암을 빨리 발견하는 비율이 높은데, 이 덕분에 치료를 빨리 시작해 개복·복강경 없이 내시경으로 위암을 치료하는 비율도 높아졌다"며 "예전엔 위암을 '걸리면 사망할 수 있는 병'에서 요즘은 '잘 관리되는 병'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과거엔 볼 수 없던 위암 완치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이같은 위암 수술 강국에서 위암수술 수가가 현재는 원가의 80%에 그친다. 최소 120%는 넘어야 한다"며 "개복수술보다 낮게 책정된 복강경 수술 수가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17~19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2026년 대한위암학회 국제학술대회(KINGCA WEEK 2026)'를 개최한다. 학회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지난 30년간 축적해 온 위암 연구와 치료의 성과를 돌아보고, 위암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인 '완치'의 가능성을 높인 최신 술기를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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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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