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재무부가 9일(현지시간) 회당 장기 국채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최대 60억달러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19일 회당 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대 40억달러로 기존 대비 2배 확대한다고 발표했던 것보다 증액된 것이다.
한달 사이에 국채 바이백 규모를 2차례 늘린 것은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바이백 규모가 100억달러 안팎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하며 이날 국채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앞으로 실시할 국채 바이백 규모는 회당 최소 40억달러에서 최대 6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채 바이백의 원래 취지는 발행된지 오래돼 유동성이 떨어진 10~30년 만기 국채를 재무부가 사들여 장기 국채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반면 최근의 국채 바이백 확대는 국채수익률 상승세에 제동을 걸기 위한 노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재무부의 노력에도 이날 국채수익률은 큰 변동성을 보이며 상승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4.841%까지 올랐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5.307%까지 오르며 시장에서 중요한 기준선으로 여겨지는 5.3%를 넘어섰다.
이후 국채수익률은 상승폭을 소폭 줄여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전일 대비 0.0306%포인트 오른 4.835%로 마감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0.0206%포인트 상승한 5.285%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 확대를 발표하기 직전인 8월17일에 기록한 5.310%보다는 낮은 것이다.
이날 재무부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국채 바이백 규모가 지난 8월19일에 밝혔던 최대 40억달러보다 몇 배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PGIM 크레딧의 최고 투자 전략가이자 글로벌 채권 책임자인 로버트 팁은 CNBC에 "미국 재무부는 엄청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고 있는데 큰 그림에서 보면 주요한 시장 조작이라고 할 수도 없는 조치로 장기 국채수익률을 통제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무부가 당초 국채 바이백 규모를 4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했을 때 시장은 60억~100억달러를 기대했다고 생각한다"며 "재무부가 오늘 발표한 규모는 시장이 기대했던 범위의 하단 수준으로 결과적으로 시장은 장기 국채를 매도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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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40조달러를 넘어선 미국의 국가부채와 계속되는 이란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막대한 규모의 AI(인공지능) 투자로 늘어난 회사채 발행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미국의 국채 발행 규모는 늘어나는 재정적자로 인해 지난해보다 11.8% 증가했다.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 규모는 31조8000억달러로 8.2% 늘었다.
재무부의 바이백 규모 확대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거대한 미국 국채시장에서 국채 바이백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지적도 있고 이번 조치가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시장 개입이라는 비판도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헤지펀드 매니저로 활동하다 현재 뒤케인 패밀리 오피스를 이끌고 있는 스탠리 드러켄밀러다. 드러켄밀러는 과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멘토였다.
드러밀러는 지난달 월스트리트 저널(WSJ) 기고문에서 "재무부가 특정 가격을 방어하고 있다고 시장이 믿게 되면 국채수익률이 상승할 때마다 정부의 의지를 시험하는 상황이 되고 재무부는 그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바이백 규모를 계속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펀터멘털에 맞서 가격을 방어하는 경우 항상 패배한다"며 "이 과정에서 유일한 차이점은 정부가 패배를 인정하기 전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느냐는 것뿐"이라고 우려했다.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에는 일본의 엔화 가치를 지지하려는 의도도 있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 고수익 매력에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며 엔화 가치의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