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봉, 美 빅테크 배만 불려" ECB 라가르드 'AI 자체모델' 촉구

"유럽은 봉, 美 빅테크 배만 불려" ECB 라가르드 'AI 자체모델' 촉구

유효송 기자
2026.09.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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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속도조절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후 금리 인상을 발표하며 기자들에게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사진=(프랑크푸르트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후 금리 인상을 발표하며 기자들에게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사진=(프랑크푸르트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양강 구도 속에서 유럽이 실질적 이익은 얻지 못한 채 비용만 떠안을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위기 속 자체 AI 모델과 컴퓨팅 용량 확충을 조언했다.

로이터통신과 AFP 통신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연설에서 "유럽의 인프라(기반)이 뒤처지는 동안 투자자들이 미국의 설비 확충 비용을 대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유럽 가계가 엔비디아, 알파벳 등 미국 기술기업 주식을 약 4400억 유로(약 684조6752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며 "유럽이 시대를 바꾸는 변혁적 기술에 자금을 대고 있지만 정작 관련 기업들은 다른 곳에서 세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연금펀드 역시 미국 기술주에 대거 투자하고 있어 향후 시장 조정이 있을 경우 유럽 자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자체모델 촉구..'소버린 AI' 고민

그는 외국 기술을 도입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AI 도구가 경제 전반에 걸쳐 적용될 경우를 우려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수년 내로 AI는 국경에서 상품을 검사하고 어떤 세무 신고서를 감사할지 결정하며, 열차를 배차하고, 병동의 환자를 관찰하며, 은행에서 결제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만약 AI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거나 이용 조건이 변경된다면 그 여파는 모든 부문에 일시에 닥칠 것"이라며 "이는 지금까지 그 어떤 무역 상대국도 유럽에 대해 가져본 적 없는 수준의 지배력(leverage)"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이 "난처한 선택"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AI 도입을 주저하며 성장을 포기하거나, 반대로 신속하게 도입해 의존도가 높아지고 스스로의 경제를 조직할 자유를 잃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컴퓨팅 용량 미국이 75%, 유럽 5% 불과

그러면서 유럽이 자체 컴퓨팅 용량을 확충하고, 역내 데이터센터에서 운용되며 대부분의 작업을 수행할 만큼 우수한 자체 AI 모델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개발된 주요 AI 모델이 59개, 중국은 35개에 달한 반면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1개에 그쳤다는 점을 짚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격차도 뚜렷하다며, 미국이 전 세계 AI 컴퓨팅 용량의 75%를 차지하는 반면 유럽은 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유럽의 데이터센터 용량 부족 문제가 10년 안에 6배 이상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가 신속히 도입될 경우 향후 10년간 경제 생산성을 최대 4%까지 끌어올려 공공 재정에도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이 자체 AI 기술을 확보해야 AI 접근 차단이라는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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