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서 방빼"…중간선거 앞두고 '언론과 전쟁' 파문

트럼프 "백악관서 방빼"…중간선거 앞두고 '언론과 전쟁' 파문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9.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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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17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만찬 중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17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만찬 중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NN과 MS NOW(옛 MSNBC), 폴리티코 등 주요 언론사의 백악관 출입을 전격 금지하면서 미 정가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두달여 앞두고 단행된 이번 조치는 행정부와 언론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가짜뉴스 CNN과 MS NOW(시청률과 신뢰도 부족으로 최근 MSNBC에서 개명), 그리고 폴리티코(부패한 조 바이든 정부 시절 '생존'을 위해 미국 정부로부터 직접 지원받은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적이고 터무니없는 800만달러 구독료 수령자, 내가 보기엔 부패)를 백악관에서 퇴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조치는 이들의 끊임없는 '가짜뉴스 보도' 때문"이라며 "미합중국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 미합중국을 취재하면서 끊임없이 허구와 거짓말을 쓰거나 보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수년 동안 누적된 편향 보도에 지쳤다"며 "대통령과 공화당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는 매체에 백악관 문을 열어줄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겨냥한 지지층 집결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에 따른 막대한 전쟁 비용 지출과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국정 수행 지지율이 흔들리자 주류 언론을 '공통의 적'으로 규정하는 대립 구도를 재소환했다는 분석이다. 비판적인 보도의 신뢰성을 깎아내리는 동시에 보수층의 위기의식을 자극해 투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강경책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과 주류 언론의 악연은 깊다. 1기 집권 당시에도 CNN 짐 아코스타 기자의 출입증을 박탈했다가 법정 공방 끝에 복원했다. 최근에는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부르라는 요청을 거부한 AP 통신의 취재를 제한하는 등 언론과 수시로 대립했다. 다만 이번처럼 복수의 주요 매체에 대해 전면적인 출입 금지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법정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CNN과 폴리티코는 "정부의 비판적 보도 억압이자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한 언론의 자유에 대한 불법적 침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는 표현과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하며 정부가 이를 침해하는 법률이나 조치를 취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금지한다. 언론단체들 역시 백악관 접근을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제한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법원이 이전 사례와 마찬가지로 출입증 복원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행정부가 항소 등을 통해 시간을 끌며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 할 것으로 내다본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취재 마찰을 넘어 중간선거 국면에서 언론의 검증 기능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미국 사회의 깊은 분열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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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DC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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