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공간 속 금발 여성에 둘러싸인 트럼프와 백악관 '여인천하'

좁은 공간 속 금발 여성에 둘러싸인 트럼프와 백악관 '여인천하'

김종훈 기자
2026.10.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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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인사이드] '금발 참모'들의 아첨과 충성에 약한 트럼프…재선 이끌어준 '얼음 아가씨' 비서실장은 눈밖에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주 엘멘도르프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했을 때 촬영된 사진.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트럼프 대통령 바로 옆에 앉은 이는 케이티 자카리아 당시 백악관 대변인. 그 옆 코트를 입은 여성은 나탈리 하프 대통령 특별보좌관. 트럼프 대통령 맞은편 붉은 바지를 입고 있는 이는 수지 와일스 대통령 비서실장이다./로이터=뉴스1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주 엘멘도르프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했을 때 촬영된 사진.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트럼프 대통령 바로 옆에 앉은 이는 케이티 자카리아 당시 백악관 대변인. 그 옆 코트를 입은 여성은 나탈리 하프 대통령 특별보좌관. 트럼프 대통령 맞은편 붉은 바지를 입고 있는 이는 수지 와일스 대통령 비서실장이다./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발을 가진 백악관 여성 참모들에게 둘러싸인 사진 한 장이 화제다. 비판, 견제보다 찬사와 충성을 중요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을 받고 있는 금발 참모들과 달리 다리만 나온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의 모습은 교체설에 시달리는 그의 입지를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화제의 사진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주 엘멘도르프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했을 때를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 바로 옆에는 백색 블라우스를 입은 케이티 자카리아 당시 백악관 대변인과 나탈리 하프 대통령 특별보좌관이 앉았다. 두 참모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맞은 편에 앉은 이는 백악관의 '얼음 아가씨'로 불리는 와일스 비서실장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이끌었으며 여성 최초로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에 앉은 실력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려면 와일스 비서실장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의 실세였다.

좁은 공간 속 세 여자…묘한 불편감

헬기 내 좁은 공간을 공유한 세 사람 사이에는 불편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와일스 비서실장과 하프 보좌관은 묘한 갈등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리고 이 갈등 관계를 터뜨린 촉매가 전 백악관 대변인 자카리아다.

외신에 따르면 와일스 비서실장은 하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애착 담요', '인간 프린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언론 보도만 출력, 보고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과 귀를 더욱 가릴 뿐 아니라 필요 이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밀착한다는 이유에서다.

마린원 사진이 찍히고 이틀 뒤 와일스 비서실장과 하프 보좌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밀리에 와일스 비서실장 교체를 위해 대체자를 찾고 있다는 폴리티코 기사를 하프 보좌관이 출력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 인사 정보를 다룬 보도에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 와일스 비서실장과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한 행동이다. 기사를 읽은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하며 와일스 비서실장과 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의 휴 도허티 편집장은 자사 팟캐스트 방송에서 "하프 보좌관이 폴리티코 기사를 출력함으로써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며 "와일스 비서실장은 자신의 모든 커리어를 들고 반격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백악관 재입성 이끌어준 와일스, 최근 입지 불안

최근 와일스 비서실장의 정치 입지는 매우 불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측근들이 친러시아 성향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내 세르비아계 자치지역 스릅스카 공화국으로부터 정치 자문료 명목으로 거액의 보수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며 트루스소셜을 통해 공개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와일스 비서실장의 딸도 스릅스카 공화국을 대리는 로비업체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와일스 비서실장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인사들이 와일스 비서실장에게 불리한 언론 보도를 계속 백악관에 전달하며 입지를 흔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대변인 업무 개시 후 나흘 만에 경질된 자카리아도 와일스 실장의 백악관 입지를 가늠케하는 인물이다. 와일스 실장은 유명한 트럼프 지지자인 미국 CNN 소속 정치 평론가 스콧 제닝스를 차기 대변인으로 밀었으나, 트럼프 독단적으로 자카리아를 대변인에 앉혔다. 액시오스는 하프 보좌관이 자카리아를 강력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자카리아, 와일스가 판 함정에 빠졌나

자카리아는 취임 직후 변호사 시험에 붙은 적이 없는데도 변호사를 사칭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티니는 15일 자카리아와 인터뷰에서 변호사 사칭 의혹과 자질 논란에 대해 집중 추궁했고 자카리아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튿날 자카리아는 경질됐다.

폴리티코는 자카리아의 폭스뉴스 인터뷰는 해니티와 친분이 있는 와일스 비서실장이 주선한 것이라며 와일스 비서실장이 의도적으로 자카리아를 곤경에 빠트렸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 취재에 응한 한 소식통은 와일스 비서실장이 자카리아를 의도적으로 공격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폴리티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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