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277) 척추관협착증

#평소 등산을 즐기는 최씨(여·60대)는 최근 지인들과 함께 단풍을 보기 위해 산을 찾았다. 오르막에서는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지만 하산할 때부터 엉덩이와 종아리가 저리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듯한 증상을 느꼈다. 잠시 앉아 쉬면 괜찮아지다가 다시 걸으면 같은 증상이 반복됐다. 단순히 체력이 떨어졌거나 산행으로 인한 근육통이라 생각했지만 증상이 반복되자 병원을 찾았고,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받았다.
가을 단풍철을 맞아 전국의 산과 둘레길에 가을 풍경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선선한 날씨에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평소보다 오랜 시간 걷거나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면서 허리와 다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적잖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허리 통증보다 엉덩이와 다리의 저림이나 통증이 두드러지기도 하며,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증상이 심해지고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걷거나 서 있을 때 다리 통증과 저림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증상을 '신경성 파행'이라고 한다.
특히 산행 중엔 오르막보다 내리막에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오르막에선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어져 증상이 완화되기도 하지만, 내리막에선 허리를 펴거나 뒤로 젖히면서 신경 압박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하산 시 다리 통증이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척추관협착증은 아니다. 근육 피로나 무릎관절 질환, 말초혈관질환 등도 원인일 수 있다.
다리 저림이 반복되고 앉아서 쉬거나 허리를 숙이면 호전됐다가 다시 걸을 때 재발한다면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운동치료 등을 환자 상태에 따라 시행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신경 차단술 등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보행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양방향내시경술은 두 개의 작은 절개를 통해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각각 삽입해 좁아진 신경 통로를 넓혀주는 최소침습 수술법이다. 기존의 절개 수술에 비해 주변 조직의 손상을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안전한 가을 산행을 위해선 자신의 체력과 척추 건강 상태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평소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있다면 경사가 심하거나 산행 시간이 긴 코스는 피하고 배낭은 가볍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산할 때 등산스틱을 활용해 균형을 유지하고 다리 저림이나 힘 빠짐이 나타난다면 무리하게 걷지 말고 안전한 곳에서 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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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협착증이 있다고 무조건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증상과 신체 상태에 맞는 걷기와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면 신체 기능과 보행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운동 중 증상이 심해진다면 운동 강도와 방법을 조절하고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가을 산행 후 발생한 다리 저림을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전보다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지거나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척추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리에 갑자기 힘이 심하게 빠지거나 대소변 조절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한다.
외부 기고자-박재현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