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BMW, "地上의 퍼스트 클래스"

[시승기]BMW, "地上의 퍼스트 클래스"

김용관 기자
2006.08.04 14:20

[Car Life] BMW 750Li 익스클루시브 라인

'명불허전(名不虛傳)'. 'BMW 750Li 익스클루시브 라인'을 시승하는 동안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은 단어다.

BMW 750Li 익스클루시브 라인은 '럭셔리카'는 이래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해주는 것 같다. 단지 가격이 비싸다고 럭셔리카라고 할 수 있을까. 시각적인 호화로움 뿐 아니라 충실하고 다양한 기능을 통해 승객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일 때 가능할 것이다.

BMW 750Li 익스클루시브 라인은 BMW의 기함 모델인 7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고급화된 맞춤형 명품차량이다. 대량생산이 아니라 BMW 인디비주얼 사업부의 장인들이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해 세밀한 수작업으로 주문 생산한다는 점에서 기존 명품 차량들과도 크게 차별화 된다.

외형은 '디자인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크리스 뱅글의 파격적인 스타일링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차는 기존의 750Li 롱휠베이스 차체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3128mm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택에 실내 공간은 널찍 널찍했다.

여기에 오팔 블랙, 블루 오닉스, 문스톤, 루비블랙 등 4가지 보디컬러와 5가지 색상의 가죽시트, 3가지 인테리어 트림, 3가지 실내 천장 색상 등 총 17가지 요소를 고객이 마음대로 조합할 수 있다. 특히 보디칼라는 '체인지 이펙트 도장기술'을 적용해 빛의 밝기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바뀐다.

키를 몸에 지니고 시승차의 문을 잡자 자동으로 잠금상태를 풀며 운전자를 맞이한다. 묵직한 문을 열고 자리에 앉았다. 키를 꽂지 않고 소프트터치 방식으로 스타트버튼을 누르자 시동이 걸린다. 스티어링 휠이 내려와 자세를 잡고, 부드러운 가죽시트는 옆구리와 등을 꽉 조여준다.

BMW 특유의 오렌지색 계기판이 반갑다. 기어변속레버는 일반 차량과 달리 센터콘솔이 아닌 스티어링 휠 칼럼에 붙어있다. 익숙해지자 상당히 편리했다. 그리고 BMW가 맨먼저 도입한 iDrive도 낯설지 않다.

가죽 시트나 천정, 스티어링 휠 등이 많은 부분이 가죽으로 치장돼 명품차라는 점을 한껏 자랑한다. 가죽은 모기가 살지 않기로 유명한 독일 남동부 바바리아 낙농지대에 사는 덩치 큰 소의 것만 쓴다. 이 가죽은 작은 상처도 없는데다 크기 때문에 조각들을 일일이 꿰맬 필요가 없다고 한다.

가죽 시트는 이 차가 자신있게 내놓는 강점이다. 시트 포지션, 각도, 헤드레스트의 높이, 허리지지대, 통풍 시트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조정기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모두 전동으로 작동된다. 운전석 뿐만 아니라 조수석도 똑같다.

이 차의 백미는 뒷좌석. 한마디로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떠올리게 한다. 운전자를 위한 차라고 알려진 BMW의 기존 이미지를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전동으로 시트의 위치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시트를 대략 120~130도까지 뒤로 누일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한 실내를 자랑한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별도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독특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백 상단부에는 각각 별도의 모니터가 장착돼 있다. 또 뒷좌석 전용의 iDrive 컨트롤러가 센터 암레스트에 설치돼 있다. 뒷좌석에서도 운전과 관계없는 에어컨, TV나 오디오 등을 조정할 수 있다.

또 리어 시트에는 분리형 온도조절 장치는 물론이고 음료수 냉장박스도 있다. VIP 전용 테이블과 천정부분에 분리 배치된 독서등, 에어컨 통풍구 등 각종 장비들을 보고 있으면 이 차가 럭셔리카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독일 본사에서 2년간 직접 개발한 최신 한글 K-네비게이션, 적외선 카메라로 야간에도 전방 300미터까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BMW 나이트비전, 자동으로 헤드라이트의 각도를 조절해주는 하이빔 어시스트 등도 이 차의 격을 한단계 높여준다.

한글 K-네비게이션은 iDrive 조작만으로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중앙 모니터 뿐 아니라 계기판을 통해서도 현재 위치와 거리, 방향 화살표 등의 정보가 함께 표시돼 운전 중에도 쉽게 도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야간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BMW의 안전 장치 'BMW 나이트 비전'도 독특하다. BMW 나이트 비전은 차량 앞쪽에 있는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해 헤드 램프가 도달하지 못하는 전방 300m까지의 거리를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해 야간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달리기 실력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BMW 750Li 익스클루시브 라인에 장착돼 있는 V8 4.8리터 엔진은 6300rpm에서 최고 출력 367마력, 3400rpm에서 최대토크 50kg·m을 자랑한다. 6단 스텝트로닉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는 엔진과 좋은 조합을 이루며 힘을 최대한 뽑아낸다. 변속도 빠르고 정확하다.

엔진 rpm을 높이자 BMW 특유의 '쉐~엥'하는 고음의 엔진음이 발끝 저 멀리서 온몸을 자극한다.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린다. 구름을 타고 가듯 주행감이 부드럽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6초. 하지만 이런 차에 있어서 이런 속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시속 200km 이상의 고속주행이나 급한 코너길에서도 탄탄한 차체 강성 덕분에 흔들림없이 치고 나간다. 역시 BMW다.

브레이크는 부드럽지만 정확하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듯하다. 급정거를 하더라도 뒤좌석 승객을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한 배려라고 판단된다. 요철을 통과할 때도 그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는 3시리즈나 5시리즈에 비해 상당히 안락한 편이다.

이 차를 처음 봤을 때 '보통 사람들의 집 한채 가격과 맞먹는 2억1900만원을 주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시승이 끝날 무렵 이 차의 가치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