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취임 5년 "실패는 없다"

현정은 회장 취임 5년 "실패는 없다"

김지산 기자
2008.10.21 13:09

취임 이후 경영권 분쟁, 대북사업 위기에서도 뚝심으로 이겨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이 21일 취임 5주년을 맞아 좌초된 대북사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의지를 다지며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외치던 시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를 떠올리는 듯 묵묵히 전진하는 모습이다.

이날 현 회장은 취임 5주년을 맞았지만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넘어갈 것을 지시했다. 남북 관계 악화로 금강산 사업이 중단된 지 100일이 지나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그룹 안팎의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현 회장 취임 이후 내실 있는 경영과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CEO로서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2003년 8월 고 정몽헌 회장의 타계 직후 그룹 총수로 나선 현 회장은 시숙부인 정상영KCC(462,500원 ▼41,500 -8.23%)명예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치르고 2006년에는 시동생인 정몽준 의원과 또 한 차례 경영권 방어전을 겪어야 했다.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에 선임되고 현대상선에 상환우선주를 발행하게 하면서 위기를 벗어난 현 회장은 2005년 비리의혹에 연루된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을 물러나게 하면서 대북사업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북한 당국이 김 부회장의 돌연 해임을 빌미로 현 회장 길들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해 1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난 현 회장은 갈등을 해소하는 데 성공해 경영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난 7월 금강산에서 남측 관광객이 총격을 당하면서 금강산관광 사업이 전면 중단되고 현대아산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현 회장은 통일부 차관 출신인 조건식씨를 현대아산 신임 사장으로 임명해 남북 간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취임 이후 5년간 숨돌릴 틈 없이 분주한 나날을 보낸 현 회장은 "전쟁터에 놓인 기분이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때마다 '감성경영'과 '혁신'을 통해 그룹 분위기를 다잡고 그룹의 실적도 크게 향상시켰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이메일을 통해 그룹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섬세함을 보여줬다. 또 한여름 복날에는 임직원들에게 삼계탕을 보내기도 하고 여직원들에게 생활 철학이 담긴 '여성 다이어리'를 선물하기도 했다. 임직원의 고3 수험생 자녀에게는 목도리를 보내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현 회장 취임 이후 연간 매출액이 2002년 6조495억원에서 지난해 9조5260억원으로 3조원이 넘게 늘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772억원 적자에서 677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현 회장은 얼마전 '비전 2012'를 통해 2012년까지 그룹의 매출을 34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강력한 경영 의지를 밝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은 대북 사업을 포함해 모든 어려움을 인내로 풀어나가겠다는 생각으로 경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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