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증단지 1등 기업 국내 표준 채택"
-G8 확대정상회의서 한국 기술선도국 선정
-삼성ㆍLGㆍSKㆍLS 등 실증단지 몰려
주요 기업들이 제주실증단지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표준화' 때문이다.
정부는 과거 홈네트워크 시스템 등에서 표준화에 실패해 시장에서 혼란을 겪었던 경험 때문에 스마트그리드에서는 국내 기술 표준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정부는 이에 따라 제주실증단지에서 2013년까지 실증작업을 거친 후 1등을 한 컨소시엄에 포함된 기업들이 가진 기술을 국내 기술 표준으로 밀 계획이다. 대신 이들은 예산지원금의 최대 50%를 기술사용료로 지불해야 한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과 통신망, 중전기시스템, 가전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시스템이어서 표준화된 기술이 아닐 경우 사실상 시장 진입이 불가능해진다.
우리나라는 최근 G8 확대정상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7대 기술 중 스마트그리드 기술선도국으로 선정돼 국내 기술표준으로 선정될 경우 세계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 국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분야별 표준화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본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하기 위해 정부는 제주실증단지에 참여하는 사업자 선정 시 단기간 내에 상용화할 있는 기술에 우선권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국내 유일의 전력망 사업자인한국전력(38,000원 ▲100 +0.26%)이나,SK텔레콤(94,200원 ▼700 -0.74%)KT(52,300원 ▼1,000 -1.88%)등의 유력 통신망 사업자 등 이미 시장 지배력을 가진 업체나 유력한 기술을 가진 업체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밖에 없다. 국내 가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삼성전자(353,500원 ▼500 -0.14%)나LG전자(227,500원 ▲16,000 +7.57%)도 컨소시엄 포섭 대상 0순위다.
한전은 가장 강력한 파트너다. 한전은 △파워 그리드 △서비스 △플레이스 △트랜스포테이션 △리뉴어블 등 실증단지 구축 사업 5개 분야 중 파워그리드와 서비스 부문에서 독점적 사업자 인 데다 나머지 3개 분야의 참여도 가능하다. 이들 3개 분야도 기본적으로는 전력망과 연결될 수 밖에 없어 한전과 손잡는 기업이 유리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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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한전 스마트그리드 추진실 팀장은 "일반 사업자가 참여하는 3개 분야를 놓고 어떤 사업에 참여하는 게 전체적인 사업 진행에 좋은지를 실무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스마트그리드와 관련, △ 정보기술(IT) 기반 대용량 전력 수송 제어 시스템 △디지털 기술 기반 차세대 변전 시스템 △배전 지능화 시스템 △전력선 통신 유비쿼터스 기술 개발 등 스마트그리드와 관련된 4개 분야를 정부 위임으로 개발해 왔다.
한전은 지난 3월 기존에 추진해 온 전력ㆍIT 관련 R&D 사업을 정부의 스마트 그리드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기 위해 기술본부내에 스마트그리드팀을 구성했고, 최근 이를 스마트그리드 추진실로 확대해 사업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SK의 경우 양대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에너지가 주축이 돼 사실상 그룹 차원에서 제주실증단지 사업을 추진하게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정만원 사장과 SK에너지의 구자영 사장은
통신망과 스마트그리드를 연계하는 사업과 2차전지 사업을 각각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지난 8월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지경부와 업체 관계자간의 조찬 간담회에서 플레이스 부문에서 주관사업자로 참여할 것을 공식화 했다. SK텔레콤 스마트그리드팀의 신용식 박사는 "플레이스 분야의 주관사업자로 참여를 할 계획으로 현재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관련되는 중전업체나 가전업체 등과 다각도로 접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차전지 분리막과 완제품 개발에 성공한 SK에너지는 트랜스포테이션 부문에서 응모가 확실시 되나 아직 공식화 하지는 않고 있다. SK가 그룹차원에서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펼치고 있어, 제주실증단지 사업에서도 그룹내 시너지를 내는 쪽으로 계열별 역량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그리드 플레이스 부문에서 제일 끝단을 맡게 된다. 한전의 전력망과 통신사의 통신망이 연결되고 가정 내 스마트계량기 등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이 구축되면 거기에 맞는 가전 부문을 양사가 공급하는 식이다.
발광다이오드(LED) TV 등 친환경 가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스마트그리드와 직결되는 상황은 아니어서 민감도는 덜한 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사의 경우 홈네트워크 부문의 표준화를 놓고 이미 자존심 싸움을 벌인 적이 있어 제주실증단지란 무대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별적인 가전은 물론 스마트그리드와 연계된 가정내 홈오토메이션 시장까지 감안할 경우 기술 표준을 선점하는 업체가 사실상 시장의지배적 사업자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홈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삼성과 LG의 자존심 경쟁으로 표준화 에 실패한 경험이 있어 스마트그리드에 있어서도 표준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표준화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차전지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SDI가 독일의 BMW, LG화학이 GM과 손잡고 세계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차세대 2차전지로 각광 받는 리튬이온 전지 시장에서삼성SDI(533,000원 ▼22,000 -3.96%)와LG화학(323,000원 ▼15,000 -4.44%)은 각각 세계 시장 점유율 2ㆍ4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 환경전략팀장 신종민 상무는 “인터넷이 보편화된 것처럼 전력의 인터넷화라고 표현되는 스마트그리드 산업 역시 향후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며 "사업 타당성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반 업체 중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LS산전은 플레이스와 트랜스포테이션 분야의 응모를 일찌감치 결정한 데 이어, 리뉴어블 분야에 대한 타당성 검토도 진행 중이다. 리뉴어블 분야에도 응모를 할 경우 LS산전은 3개 분야에 모두 참여하는 유일한 기업이 될 전망이다.
LS산전은 스마트계량기(AMI)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플레이스 분야, 2차전지 차저 등 전기차 (트랜스포테이션) 관련 주요 부품, 태양광 인버터 모듈 등 리뉴어블 분야 등 스마트 그리드와 연관된 거의 전분야에 걸쳐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김동현 부장은 "제주실증단지 사업자 공모 일정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돼 온 업체간의 합종연횡이 가시화 되고 있다"며 "3개 분야의 응모를 모두 염두해 두고 한전 등 해당업체와의 접촉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산전(245,000원 ▼14,000 -5.41%)은 제주실증단지 사업 참여와는 별도로 국내 최초로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한 '그린빌리지'(Green Village)와 '그린팩토리'(Green Factory)도 올해 안에 구축할 예정이다.
LS산전은 스마트그리드 시장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최근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와 가정용 전력용반도체모듈 합작사인 LS파워세미텍을 설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