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정한 동북아 물류 허브는?

[기자수첩]진정한 동북아 물류 허브는?

기성훈 기자
2009.10.26 17:09

"도대체 항만 끝이 보이지 않네요. 겐트리크레인(배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장비)은 몇 개인지 셀 수가 없네요."

중국 경제의 심장부인 상하이 루차오항에서 32.5km 떨어진 곳인 소양산(小洋山). 이곳에 아시아의 화물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인 양산항이 있다.

지난 2005년 개장한 양산항에는 총 16개 선석(배가 접안하는 자리)이 운영되고 있다. 실제 정박 중인 컨테이너선에서 바라본 양산항에는 머스크 등 세계적 선사들의 컨테이너선이 분주히 짐을 내리고 있다.

앞으로 4단계로 13개 선석이 추가되면 총 29개 선석이 된다. 양산항의 연간 하역능력은 15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가량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세계 5위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항이 지난 한 해 동안 처리한 물동량 실적을 넘어서는 수치다.

중국의 야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으로 대양산(大洋山) 지역에도 20개의 선석을 추가, 상하이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물량을 세계 1위로 만들 계획이다.

현지 선사의 한 관계자는 "양산항의 규모에 입을 닫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사실 양산항은 과거 돌섬에 불과했다. 중국은 3000여 명의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바다를 매립해 터미널을 만들었다. 수심 10m에 불과해 대형 선박이 들어올 수 없는 외고교항 대신에 수심 16m의 심수항인 양산항이 필요했던 것.

여기에 중국은 상하이 시내와 연결할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해상대교(둥하이대교)를 건설했다. 또 양산항 활성화를 위해 중국은 외국화물 환적비용을 50% 할인해 주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2002년 세계 3위를 차지하던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2003년부터 세계 5위로 추락한 반면 상하이항은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이제 세계 '1위'인 싱가포르항마저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동북아 물류 허브'라는 구호는 정말 구호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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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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