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5분간의 행복'에 취한 택배기사

[기자수첩]'15분간의 행복'에 취한 택배기사

기성훈 기자
2009.12.03 14:30

"이제 15분 동안은 걱정 없이 물건을 배달할 수 있게 돼 잘됐죠. 물론 물건이 많으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일단 마음이 편해진 게 가장 좋습니다."

연말을 맞아 넘치는 물량 바쁜 택배 기사들이 오랜만에 웃고 있다. 각 지역 경찰청들이 1.5톤 이하 택배·소형화물차의 도심 주차를 지역별 실정에 맞게 허용했기 때문이다.

주차허용시간은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1회 주차시간은 15분. 이번 조치로 택배차량 등 소형 용달차량들이 점포 앞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주차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도로 교통법상 절대적으로 주·정차가 금지된 장소나 차량 간 교차 운행이 불가능한 좁은 도로 등지에는 종전처럼 주차할 수 없다.

그래도 일단 택배 기사들은 '15분'간의 행복을 만족해하고 있다. 그 동안 택배 기사들은 불법 주·정차 단속으로 위반 스티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1회 과태료는 4만 원이 부과된다. 하루 100상자를 나르면 대략 8만~9만 원 수익을 올리지만 택배 기사들이 '주차딱지'라도 떼이는 날에는 말 그대로 하루를 공치는 셈이다.

택배업계는 예전부터 도심 내 이면도로에 택배차량이 잠시 주·정차를 할 수 있게 건의해왔으나 매번 실패했다.

사실 택배는 우리 생활에 아주 밀접한 산업이다. 업계는 택배물량이 지난 2004년 약 3억7200만개, 2006년 6억9200만개를 지나 지난해에는 10억 개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와 관련한 법조차 만들어져 있지 않다. 당연히 업종 분류도 없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내에 포함돼 있다.

택배업계도 할 말은 없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표할 만한 대표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것. 택배사업자 협의회가 있었고 최근엔 물류업계를 대표하는 통합물류협회가 생겼다.

하지만 여전히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 2005년 이후 중단된 화물차 증차를 비롯해 외국인 노동인력 고용 등 현안이 수두룩하지만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주정차 문제가 해결됐다고 웃을 때만은 아니라는 게 택배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다. 택배업계가 커진 덩치만큼 '큰' 목소리를 내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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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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