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 중견기업 사장의 고민

[기자수첩]한 중견기업 사장의 고민

김병근 기자
2009.12.22 17:16

"회사가 성장하다보니 인력은 전보다 더 필요한데 구하기가 힘듭니다"

얼마 전 중견기업 A사 사장은 이렇게 푸념했다. "수도권 대기업만 쫓는 국내 인력은 지방의 중견 회사로 오지 않으려 하고 외국 산업연수생들은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져서 필요한 인력을 채울 방안이 없습니다."

A사는 세계적인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매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정도로 탄탄한 기업이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국내는 물론 중국 등지에서 라인을 늘림에 따라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인력 조달이 힘들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가 11% 안팎에 달할 정도로 일자리가 부족하다지만 우량 중소기업들조차 우수 인력은 물론 일반 생산직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기업이 아니라서" "지방에 있어서" "꿈을 키우기 힘들어서" 등 다양한 요인이 지적되고 있다.

작년 초까지는 중소기업으로서도 '기댈 언덕'이 있었다. '코리안 드림'을 품에 안고 대기업, 지방 안 따지며 여기저기서 한국에 들어오는 산업연수생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 경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국내 일자리 보호 차원에서 외국 산업연수생의 선발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연수생 숫자가 급감했다는 게 A사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작년 초만 해도 중국 공장에서 일하던 현지인 근로자들이 3개월 씩 한국에 들어와 연수도 받고 일도 배우고 갔지만 지금은 한국어시험 등 입국 요건이 까다로워져 연수생이 못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억지로 일자리를 만들려 하다 보니 기업들만 어렵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입국을 막는다고 국내 인력의 일자리가 늘어날까. 지방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외국 인력을 구하지 못하면 결국 베트남 중국 등으로 나가게 될 것 아닌가.

그는 "어차피 국내 인력들에게 외면당하는 중소기업들에게 외국인 근로자라도 고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며 "기업이 있어야 일자리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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