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재산업..국운을 건 투자 필요"

"한국 소재산업..국운을 건 투자 필요"

김훈남 기자
2010.05.03 08:30

[인터뷰]김학민 소재산업협의회 회장

"소재발달의 80%정도는 전쟁이 동력입니다. 임플란트, 골프채의 재료로 자주 사용되는 티타늄은 전쟁이 낳은 결과물이죠"

30일 서울 종로구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학민 소재산업협의회 초대 회장은 "전쟁 때처럼 국운을 걸어 투자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소재산업인 만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말로 운을 뗐다.

기술의 흐름은 주로 두 가지로 요약되는데 하나는 국가의 지원으로 개발된 소재가 전자, 철강, 자동차 등 여러 산업에 사용되는 '하향식'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들이 필요한 소재를 개발해 다른 분야로 옮겨 가는 '상향식'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소재산업은 대개 중소기업들이 연구개발비용을 투자해 신소재를 만드는 상향식"이라며 "신소재 개발은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데다 시간도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도 큰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뛰어난 신소재를 개발하더라도 기업의 매출과 직결되지 않을 수 있는데다 개발에 실패할 경우 개발비 부문 손실을 중소기업은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심리도 위축된 것이 김 회장이 보는 한국 소재 산업의 현실이다.

그는 이어 "어느 나라든 정부의 지원없이 소재산업을 육성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재 개발 기간 동안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줌으로써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산업 전반에서 소재산업이 차지하는 중요성도 설명했다. 김 회장은 "현재 한국 산업의 구조는 부품, 가공 분야는 성장했으나 설계와 소재산업이 취약하다"며 "소재를 일본 등 해외 업체에 의존하기 때문에 완제품을 수출해도 상당부분 이익이 해외로 빠져나간다. 이를 막기 위해 소재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학민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아 지난 27일 출범한 소재산업협의회는 중소 소재 기업들의 목소리를 모아 정부와 대기업에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동시에 여러 분야의 소재 업체 관계자가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모처럼 정부가 소재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정책 건의 등을 통해 소재산업에 근본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재 중소기업의 주 고객사인 대기업에 대해서는 "소재기업을 하청업체정도로 생각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소재산업이 육성되고, 소재가 국산화에 성공하면 결국 대기업도 이득을 본다. 상생하는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1950년생인 김학민 회장은 1980년 미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금속재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국방과학 연구소 연구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소재·원천·기계전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연구위원, 대통령실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아시아 나노포럼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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