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에쿠스? '3000대' 이상은 안판다고?

[기자수첩]에쿠스? '3000대' 이상은 안판다고?

최인웅 기자
2010.08.11 07:36

"우리는 '에쿠스'를 한해 동안 2000~3000대 이상 판매하길 기대하지 않는다."

최근 존 크라프칙 미 현대차 CEO가 '신형 에쿠스'의 미국 출시에 앞서 밝힌 내용이다. 이 한마디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단순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에쿠스'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면서 경쟁 프리미엄 모델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시장에서 한해 3000대 이하의 판매량은 BMW나 벤츠, 렉서스 등 최고급 세단과 비교해도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존 크라프칙 CEO는 이 점을 역으로 이용했다. 에쿠스만이 가능한 마케팅 전략으로 비록 극소수지만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통해 현대차의 명품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의도다.

1999년 현대차가 차량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출시한 '에쿠스'는 대기업 임원을 비롯해 고위층이 많이 타면서 국내에선 최고 명차로서 지위를 구축했지만 해외에서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한해 수출 몇백 대 정도로 해외에서 브랜드이미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단순 차량가격을 떠나 품질 면에서도 BMW와 벤츠 등 최고급 세단과 격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른바 한국에서 이름을 날리는 회장님들은 '에쿠스'를 선호하지 않았고 오히려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주로 '에쿠스'를 애용한 것이 사실이다.

'아픔'을 지닌 '에쿠스'가 신형 모델로 무장하고 곧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시장에서 판매할 '에쿠스'의 구체적인 사양을 가격을 제외하고 모두 공개했다. 존 크라프칙 CEO는 '신형 에쿠스'가 현재 판매 중인 BMW와 렉서스 최고급 모델의 풀옵션기술과 사양을 모두 갖췄다고 자신했다.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극소수 소비자를 위한 특별한 서비스들을 준비하고 있다. '에쿠스' 시승을 원할 경우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차를 전달해주는 서비스와 '에쿠스' 구매를 결정한 고객들에겐 집까지 차를 배달해주는 발레(Valet) 서비스가 좋은 예다.

현대차의 이미지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소형차 브랜드'에서 '명품'으로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에쿠스'의 성공이 절실하다. 현대차의 소량 판매전략이 성공을 거둬 현대차는 물론 한국차의 이미지를 바꿔놓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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